
2차전지 업종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초반으로 2022년 저점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주요 2차전지 관련 업체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연초 대비 시가총액이 각각 22.6%, 21.9% 줄었고, 에코프로비엠 시총은 37.7% 증발했다. 이 연구원은 “충분한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2차전지 산업의 올 2분기 실적은 출하량이 둔화하면서 전 분기 대비 부진할 것”이라면서도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판가 조정이 마무리되고 수익성이 개선되는 3분기부터 실적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V3, 에퀴녹스 등 기아와 제너럴모터스(GM)의 중저가 전기차 신모델이 출시된 것 또한 2차전지 업황에 긍정적이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인 높은 차량 가격의 상쇄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기아와 GM 밸류체인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이 속해 있다.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CATL의 상승세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 제외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CATL이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27.7GWh로 가장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이 7.1% 증가한 26GWh를 기록하며 2위로 밀렸다. 삼성SDI는 사용량이 33.1% 늘었지만 10.9GWh에 그쳤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캐즘도 캐즘이지만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이 이날 업황 반등을 전망하면서도 각 종목의 목표주가는 하향하는 등 조심스러운 기조를 유지한 이유다. 이 증권사는 LG에너지솔루션(44만원)과 삼성SDI(54만원) 목표 주가를 각각 10% 하향했다. 포스코퓨처엠은 36만원으로 5% 낮췄다.
박한신/이상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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