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포스코 리튬 생산의 원년입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4월 전남 광양 율촌에 있는 포스코HY클린메탈 공장을 시찰하면서 1300t 규모의 ‘검은 황금’ 앞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폐배터리를 갈아서 만든 일명 ‘블랙매스’다. 이 검은 가루를 재가공하면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원료를 다시 손에 쥘 수 있다.
28일로 취임 100일차를 맞는 장 회장이 그룹 핵심 사업으로 배터리 원료 확보를 낙점했다. 광산 개발뿐만 아니라 리사이클링 등 ‘클린 테크’를 활용해 자체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환원제철 등 차세대 철강 부문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글로벌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HY클린메탈을 방문한 자리에서 “블랙매스에서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광물을 뽑아내기 위해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할 것”을 강조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에선 에코프로그룹과 경쟁 관계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운행하는 전기차의 배터리가 재활용 대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폐배터리 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누가 최고의 기술을 갖췄느냐가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장 회장은 광산 투자에서도 ‘공격 모드’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을 맡고 있는 정기섭 대표는 이달 초 세계 리튬 매장량 1위 국가인 칠레를 찾았다. 아르헨티나에 이어 또 다른 투자처를 물색하기 위해서다. 포스코는 리사이클링과 광산 조달을 통해 2026년까지 리튬 총 9만6000t, 니켈 4만8000t을 자체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장 실무진과의 직접 소통 역시 장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올해 3월 장 회장은 광양제철소에서 만난 한 직원이 반바지 출근을 허용해달라고 하자 그 자리에서 요청을 수용했다.
장 회장은 다음달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용·효율 중심의 빠른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게 장 회장의 그림이다.
성상훈/김우섭 기자 uphoo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