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두산밥캣, 로보틱스 자회사 된다

입력 2024-07-11 17:50   수정 2024-07-12 02:55

마켓인사이트 7월 11일 오후 4시 32분


두산그룹이 미래 성장 산업인 로봇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매년 1조원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했다. 두산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지난해 53조원에서 2030년 358조원 규모 시장으로 커질 로봇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미다. 두산로보틱스의 로봇기술을 두산밥캣에 입혀 굴착기 등 건설기계의 ‘지능’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진행하기로 했다.

두산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사업 재편 방안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이사회가 승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산그룹의 사업 구조는 △로봇, 기계 등 ‘스마트 머신’(두산밥캣·두산로보틱스) △원자력발전·수소사업 등 ‘클린 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 △반도체·첨단소재(두산테스나) 등 3개군으로 재편된다.

방점은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가 되는 스마트 머신 분야에 찍혀 있다. 두산은 이를 위해 두산에너빌리티를 기존 사업회사와 두산밥캣 지분(46.06%)을 보유한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투자회사 지분을 두산로보틱스에 넘기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는 지분 매각 대가로 두산로보틱스 신주를 받게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 잔여 지분에 대한 포괄적 지분 교환을 진행해 100%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다.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두산밥캣은 상장 폐지된다. 지주회사인 ㈜두산의 두산로보틱스 지분율은 68.2%에서 42% 수준으로 떨어진다.

두산그룹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사업 재편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로봇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고,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에 구축한 폭넓은 딜러망을 활용할 수 있어서다. 이번 사업 재편은 2015년 설립 후 매년 적자를 낸 두산로보틱스에 든든한 뒷배를 안겨준 측면도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인 1조3899억원을 나 홀로 올렸다.
두산의 승부수…로보틱스·밥캣 합쳐 'AI 스마트 머신' 키운다
에너지·제조·소재로 그룹재편…대형 M&A로 영토확장 나설 듯
“20년 전 사업 재편이 소매업에서 중후장대 산업으로의 변신이었다면 이번엔 첨단 미래제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미다.”

11일 두산그룹이 발표한 사업 재편에 대해 두산 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주력 사업인 원자력발전 등 에너지와 건설기계 분야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자, 미래 먹거리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다.
○계열사 간 시너지 높아질 것
두산그룹이 11일 내놓은 사업 재편 방안의 핵심은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넘기는 것이다. 매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는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두산밥캣의 자금력을 활용해 신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기존 주주의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 아니라 주식 교환 방식이어서 별도의 자금이 들지 않는다는 게 두산그룹의 설명이다.

두산그룹은 사업 재편 작업이 끝나면 ‘클린에너지’와 ‘스마트머신’ ‘첨단소재’ 등 3대 축으로 바뀐다고 밝혔다. 에너지 사업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맡는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로 넘어가 제조 분야에서 시너지를 낸다.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은 두산테스나가 중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이사회를 거쳐 회사를 사업 회사와 두산밥캣 지분 46.06%가 있는 신설 투자회사로 인적 분할하기로 했다. 신설 투자회사 지분은 두산로보틱스로 넘겨 합병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은 보유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보통주 0.0315651주를 신주로 배정받는다.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산밥캣 지분 46.06%를 100%로 늘린 후 상장폐지한다. 두산밥캣 일반 주주들에게 합병 대가로 두산밥캣 주식 1주당 두산로보틱스 주식 0.6317462주를 지급할 계획이다. 교환 비율은 상장자인 두 회사의 1개월 평균 주가 등을 감안해 정했다.
○또 한 번의 승부수
두산그룹은 이번 사업 재편으로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두산밥캣과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그동안 별도 회사처럼 운영됐다. 원전 등 에너지 중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미국 등지에 소형 건설기계를 판매하는 두산밥캣의 사업 영역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모션(움직임)제어, 비전 인식 등 두 회사가 함께 연구개발(R&D)할 분야가 많아서다. 두산로보틱스가 생산하는 협동 로봇을 두산밥캣 공장 자동화에 적용하는 등 당장 낼 수 있는 시너지도 많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무인 자동화 건설기계 개발”이라며 “두산로보틱스의 기술력이 결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8년 업력의 두산밥캣이 미국과 유럽에 둔 900여 개의 딜러망도 두산로보틱스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가장 큰 변화는 두산로보틱스에 든든한 자금줄이 생긴다는 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7월 설립 후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32억원, 19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의 18.6%인 98억원을 R&D에 썼지만, 로봇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돈 먹는 하마’인 AI와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자금줄이 필요하다.

두산밥캣은 그룹 내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기업이다. 작년 기준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지난해 기준)를 두산밥캣이 올렸다. 업계에선 두산밥캣의 배당액이 고스란히 두산로보틱스에 유입되는 만큼 이를 투자자금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국내외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준호/김우섭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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