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조정받는 가운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와 리츠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면서 리츠 배당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금리 부담이 낮아지면서 일부 리츠들은 배당 및 외형 확대를 위한 빌딩 매입에 나서고 있다.
개별 리츠별로 보면 더욱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국내 상장 리츠 중 시가총액 1위인 SK리츠는 최근 한 달 사이 6.17% 올랐다. 2위인 ESR켄달스퀘어리츠(9.83%), 3위인 롯데리츠(8.99%) 등도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외 리츠에 투자하는 ETF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리츠를 담은 'ARIRANG K리츠Fn'는 최근 한 달 사이 5.26% 올랐고, 미국 리츠를 담은 'TIGER 미국MSCI리츠(합성 H)'도 같은 기간 6.19%, 싱가포르 지역 리츠만 담은 'ACE 싱가포르리츠'도 5.44%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금리에 민감한 리츠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수익과 시세 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은행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수익도 늘어난다.
시중금리는 이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연 3.077%로 4월 말 3.552%에서 0.47%포인트 가량 하락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울 지역 내 오피스 공실률 최근 2.4% 수준으로 단기간 높아질 가능성이 적어 리츠 투자에 적합한 시기"라고 했다.
신한알파리츠는 지난달 21일 서초GS타워의 자산 편입을 마무리했다. 총 매입 금액은 2023억원이다. 한화리츠는 한화생명으로부터 장교빌딩을 8080억 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디앤디플랫폼리츠와 맥쿼리인프라 등도 신규 자산 편입을 추진 중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리 부담이 큰 만큼 신규 자산편입이 어렵지만 하락기에는 외형 확장을 통해 배당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며 "현재 국내 리츠와 인프라펀드가 준비하는 신규 자산편입 규모는 약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리츠가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보이지만 일부 해외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둔 리츠들은 주가가 부진해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프랑스 내 크리스탈파크와 물류창고 등을 편입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7.5% 하락했다. 벨기에와 미국 오피스 빌딩이 주력인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올 들어 5.9% 빠졌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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