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의 구속으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자 김 위원장 주도로 진행하던 경영 쇄신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올 하반기 카카오가 기대한 SM엔터테인먼트와의 사업 협력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카카오는 충격에 빠진 분위기다. 18일 카카오가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모은 임시 그룹협의회에서 김 위원장이 직접 무고함을 강조한 것과 정반대 결과가 나와서다. 당시 김 위원장은 “혐의는 사실이 아니다”며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는 만큼 결국 사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도 SM엔터 인수와 관련해 같은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카카오는 경영 쇄신의 구심점도 잃었다. 사법 리스크 해소에 힘쓰던 그룹 총수가 되레 구속 수사를 받는 처지가 돼서다. 카카오는 주가 조종 혐의, 임원 주식 처분 등이 논란이 되자 지난해 11월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김 위원장은 직접 이 위원회를 이끌면서 자율 경영 체제를 중앙 집중 체제로 재편하는 작업을 주도했다. 지난 1월엔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공동의장으로 선임됐다. 카카오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지만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른 계열사의 협업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SM엔터 아티스트를 활용한 게임인 ‘SM 게임 스테이션’을 하반기 전 세계에 출시하는 게 목표다. SM엔터 관련 수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인수합병(M&A)이나 기업공개(IPO)와 같은 굵직한 의사결정도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카카오그룹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카카오는 5.36%(2200원) 떨어진 3만885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페이(-7.81%), 카카오게임즈(-5.38%), 카카오뱅크(-3.79%), SM C&C(-3.25%) 등 계열사 주가도 급락했다. 카카오 10개 그룹사의 시가총액은 34조6710억원으로 1조7120억원(4.7%) 줄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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