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들 주가지수는 최근 증시 조정으로 고점 대비 10~20% 정도 떨어졌다. 최근 3년 내 고점 대비로 홍콩 H지수가 38.70%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코스피200지수가 고점 대비 21.13% 주저앉았고 닛케이225지수(-17.88%), 유로스톡스50지수(-10.38%), S&P500지수(-8.49%) 등도 큰 하락폭을 보였다.
ELS는 크게 ‘녹인(knock-in)형’과 ‘노녹인(no knock-in)형’으로 구분된다. 녹인형은 일반적으로 기초자산 주가지수의 값이 발행 당시 대비 50% 하락하면 손실 범위에 들어온다. 이들 상품은 손실 구간까지 여유가 있는 상태다.
문제는 노녹인형이다. 이 유형 상품은 기초자산 주가지수가 발행 당시 대비 35% 하락하면 손실 범위에 들어온다. 만기 때 기초자산 값이 그에 못 미치면 발행일 대비 하락폭이 곧 손실폭이 된다. 이미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홍콩 H지수를 제외하고 고점 대비 하락폭이 가장 큰 코스피200지수는 녹인 구간까지 14%포인트 정도 남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날 증시 반등도 추세 반전이 아니라 전날 폭락에 뒤따른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정보기술(IT) 거품이 붕괴할 때 코스피지수의 ‘12개월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까지 내려갔는데, 이를 현재 상황에 대입하면 코스피지수가 2100 부근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S&P500지수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3000선도 위태롭다”고 했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까지 떨어진다면 코스피200지수는 280선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고점 대비 30% 정도 떨어져 노녹인 상품의 손실 지점인 ‘35% 하락’에 근접한다. S&P500지수 역시 3000까지 떨어지는 경우 고점 대비 하락폭은 47.06%에 달한다. 이렇게 되면 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노녹인 상품은 물론이고 녹인 상품까지 위태로워진다.
이런 우려가 과하다는 전문가도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요 주가지수가 고점 대비 35% 이상 떨어지는 건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흔치 않고 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훨씬 큰 충격이 왔을 때나 발생한다”며 “그 정도 약세장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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