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과 민간의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정부에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발생한 입주 지연이라는 피해를 보상하고, 정부가 불완전한 제도를 만들어 야기한 문제를 당첨자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주장입니다. 이를 두고 정부에서는 현행 제도 안에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미 불완전한 제도로 피해 입은 당첨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 의원은 이에 "지난 정부에서 한 제도인 것은 알겠으나, 국가 정책에는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이 있어야 한다"며 "일정이 지연될 요소가 없다고 발표해 청약했더니 일정은 지연되고 제도는 폐지됐다. 정부에서 책임감 있게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박 장관은 "당초 맺었던 계약의 법적 성격을 따져보고 주택 공급에서 성의를 보이겠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부처 수장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은 데다, 사전청약의 법적 성격을 따진 뒤 현행 제도 안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조건까지 붙은 탓입니다.

A씨는 지난 4월로 예정된 본청약이 '2027년 상반기 이후'로 3년 이상 지연된 군포대야미 A2블록 당첨자입니다. 그는 "이미 제도에 결함이 있어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런 제도 안에서 지원하겠다면 온전한 구제가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실무적으로는 당연히 사전청약의 법적 성격을 따져야겠지만, '책임을 다하겠다'는 정도로 언급해도 되지 않느냐"며 "굳이 저런 발언을 하니 책임을 최대한 회피하겠다는 뉘앙스로 들린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성남낙생 A1블록 당첨자 B씨도 "지난해 말 본청약을 거쳐 2026년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2026년에나 본청약할 처지"라며 "일정이 지연된 이후로도 국토부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연 사유를 성실하게 설명하거나 지연을 최소화하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 기억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그간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면 믿고 기다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여러 조건을 내세우니 신뢰감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고개를 저었습니다.
본청약이 1년 늦어진 성남신촌 A2(엘리프 성남신촌) 전용 59㎡는 분양가가 6억8268만원(추정)에서 7억8870만원(확정)으로 1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사전청약 당첨자는 자산과 소득을 제한했던 탓에 이러한 분양가 상승분을 감당할 여력이 없습니다. 2021년 사전청약 시행 당시 정부는 자산 3억700만원, 월 소득 372만원(2인 가구, 세후)으로 조건을 제한했습니다.

올해 2인 가구 최저 생계비는 월 221만원입니다. 단순 계산하면 당첨자가 최저 생계비만 써도 1년에 1800만원을 모으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사전청약 당첨 이후 자녀를 출산했다면 1년에 1000만원 모으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 사전청약 당첨을 포기해야 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공사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본청약하는 사전청약 단지는 분양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영향에 민간 사전청약에서는 올해에만 6곳의 사업이 취소됐습니다.
본청약 일정이 지연된 공공 사전청약 단지가 모인 '공공 사전청약 피해자 모임'은 합리적 분양가와 추가적인 일정 지연 방지 등을 요구했습니다. 사업이 취소된 민간 사전청약 단지가 모인 '사전청약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도 당첨자 지위 유지와 합리적 분양가 산정, 추가 지연 방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김은혜 의원은 "불투명한 입주 일정을 조속히 확정하고, 과도한 분양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정부의 공급정책을 믿고 기다린 사전청약자들이 감당 못할 청구서에 쫓겨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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