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대형마트 마크스엔 최근 생추어리AI의 휴머노이드 ‘피닉스’가 배치됐다. 피닉스의 담당 업무는 진열 상품 정리부터 포장, 청소, 라벨 붙이기 등 100가지에 달한다.
조디 로즈 생추어리AI 최고경영자(CEO)는 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피닉스는 점원이 매장에서 하는 작업의 40% 이상을 홀로 해낸다”며 “마트는 물론 다른 여러 분야에서 휴머노이드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했다.
캐나다 밴쿠버에 본사를 둔 생추어리AI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로봇 기술을 가진 기업 중 하나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AI)인 ‘대형행동모델(LBM)’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가 개발한 피닉스는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2023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성인 남성과 엇비슷한 키 170㎝, 몸무게 57.9㎏인 피닉스는 두 팔과 두 다리를 이용해 사람처럼 일한다. 고도화된 햅틱 기술로 사물을 인식해 세밀한 작업도 수행한다. 햅틱은 디지털 기기가 미세한 진동과 힘, 충격 등을 인식하는 기술이다. 로즈 CEO는 “피닉스는 얇은 플라스틱 컵을 구기지 않고 집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똑똑한 AI 덕분에 피닉스는 24시간이면 새로운 업무를 배운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건넨 동영상을 보면 피닉스는 잠깐의 학습을 거친 뒤 불과 15초 만에 음료수 캔 크기의 부품을 재질별로 선반에 분류했다. 바구니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4개 색상의 탁구공을 색깔별로 나눠 담기도 했다. 로즈 CEO는 “지금까지의 로봇은 대부분 특정 작업을 반복 수행하기 위해 만든 특수 목적 로봇이었다”며 “피닉스 같은 휴머노이드는 이와 달리 상황에 맞는 다양한 업무를 학습해 수행할 수 있다”고 했다.
로즈 CEO는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언급하며 피닉스가 점차 인간의 업무를 대체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저출생·고령화로 부족해진 노동력을 휴머노이드가 채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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