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의 매도세에 밀려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은 하루 만에 1조원 상당의 매물을 쏟아냈다. 장중 미국 대선 후보 간 토론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선 해리스 관련주가 들썩였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0.06포인트(0.4%) 내린 2513.37에 마감했다. 상승 출발했던 지수는 오전 9시 5분께 하락 전환했다. 오후 2시 30분에는 2493.37까지 밀리기도 했다. 장 막바지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2500선을 사수했다. 코스피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파란불을 켰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493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장을 이끌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9046억원, 36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전자(-1.96%)는 장중 6만42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도 코스피와 함께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금융주 약세의 여파로 신한지주(-6.18%), KB금융(-6.03%)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기아(-3.99%), 현대차(-3.25%) 셀트리온(-2.6%)도 약세 마감했다.
반면 삼성SDI(9.91%), LG에너지솔루션(5.14%), POSCO홀딩스(3.32%), LG화학(2.94%) 등 2차전지주는 강세를 보였다. 또 신재생에너지 관련주인 SK이터닉스(29.94%), HD현대에너지솔루션(13.73%), 씨에스윈드(11.11%), 한화솔루션(7.3%)도 급등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TV토론에서 선전하자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 결과에 베팅하는 폴리마켓에 따르면 토론 직전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46%, 52%로 트럼프 후보가 앞섰다. 토론이 끝난 후 두 후보의 지지율은 모두 49%로 바뀌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22포인트(0.46%) 오른 709.42에 마감했다. 장 초반 코스닥은 1%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투자 주체별 수급을 보면 외국인은 홀로 394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52억원, 141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엔켐(3.63%), 에코프로비엠(3.36%), 에코프로(2.75%) 등 2차전지 소재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펄어비스(3.55%), 레인보우로보틱스(3.55%), HLB(1.4%)도 강세 마감했다. 반면 실리콘투(-4%), 리가켐바이오(-2.78%), 셀트리온제약(-2.1%) 등은 하락했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5.2원 내린 133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금융 등 대형주를 외국인이 팔아치우며 낙폭이 커졌다"며 "엔화 강세에 대한 우려, 경기에 대한 의문, 삼성전자 하락 등 지수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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