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주가 연초와 달리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반전을 시도할 것이란 전문가 전망이 잇따른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동차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저점에 근접한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릴 만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대차 주가는 2.16% 오른 23만7000원에 장을 끝냈다. 이 회사 주가는 정부가 연초부터 강하게 추진하는 ‘증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지난 6월 28일 장중 29만95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더니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기아도 이날 1.41% 상승했지만 6월 19일 장중 고점(13만5000원)과 비교하면 25.5% 급락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과 함께 완성차 판매량이 점차 줄 것이란 우려가 악재로 작용하면서다.
남주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가에 호재인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와 지배구조 개편 등이 반영되질 않았다"면서 "향후 금리 인하에 따라 자동차 구매심리도 완화될 것인데, 견조한 분기 실적이 확인되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는 것도 주가에 호재란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달 말에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올해 최소 배당금을 주당 1만원 이상으로 확정하고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의 배당 성향 목표(25%)를 총주주환원율(TSR) 기준 35% 이상으로 대폭 상향했다. 현대차는 보통주보다 할인 거래되고 있는 우선주도 집중 매수하겠다고 예고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투자 수익에 대한 가시성을 높였다"며 "피크아웃 등 이익 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주식을 사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전기차 캐즘에 대한 우려가 자동차주 주가에 영향을 미쳤으나 현시점에선 풍부한 주가 상승 여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아의 경우 오는 4분기 추가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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