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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이 넘는 미국 공화당 전직 의원과 공무원들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며, 자신들의 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은 “다시 대통령으로 선출될 자격이 없다”고 경고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에 환멸을 느낀 온건한 보수층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이 날 발표된 성명은 공화당원들의 지지가 추가된 최신 사례이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를 포함, 아버지 부시 및 아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부때 일했던 이 공화당 소속 그룹은 “해리스의 정책에 동의하지 않지만 대통령으로 봉사하는데 필수적인 자질을 해리스는 갖고 있으나 트럼프는 갖고 있지 않다”고 서한을 통해 강조했다.
해리스 캠프가 공개한 이 서한에서 이들은 “트럼프가 첫 임기 동안 매일 정부에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트럼프가 “국가보다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했으며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일어난 폭동을 선동함으로써 직무 선서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그룹은 또 트럼프가 “외국 지도자들의 아첨에 취약”해 국가 안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는 “대통령이나 공적으로 신뢰받는 어떤 직책도 맡을 자격이 없다”라고 단언했다.
이 성명에 서명한 사람에는 전 CIA와 FBI 국장인 윌리엄 웹스터, 전 국가정보국장 존 네그로폰테, 전 미국 무역대표(USTR) 칼라 힐스와 로버트 졸릭 등이 포함된다.
이들은 다수의 공화당원이 트럼프를 지지하며 해리스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나 “도널드 트럼프의 입증된 혼란스럽고 비윤리적인 행동과 우리 공화국의 헌법 통치에 대한 오랜 원칙을 무시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본성은 협상의 미덕이 아니며 국가 안보 문제에서 이런 태도는 적대국들과 차이 없는 불규칙한 행동으로 무책임과 무모함으로 전세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외에 8명의 전직 공화당 의원도 민주당의 해리스와 러닝메이트 팀 월즈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 해리스 캠프는 지난 달 ‘해리스를 지지하는 공화당원’이라는 슬러건을 내걸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전직관리 20여명과 다른 공화당원들의 지지를 홍보해왔다.
이달 초 해리스는 21세기 폭스의 전 사장인 제임스 머독과 스냅 회장 마이클 린튼 등 90명에 이르는 기업 리더들의 지지를 얻었다.
조지 W. 부시의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도 이달 초 해리스에게 투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딸인 전 공화당 의원 리즈 체니 역시 트럼프에 가장 비판적인 보수적 공화당원 가운데 하나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전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전 날 올해 대선에서 어떤 후보도 지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펜스는 트럼프가 2020년 선거에서 당시 부통령인 자신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합법적인 선거인단 결과를 거부하라고 압력을 가했던 2021년 1월 6일의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펜스가 트럼프의 압력을 거부한 후, 당시 트럼프 지지자들이 미 의사당을 습격해 선거 인증을 방해했다.
이 날 공화당 전직 공무원과 관리들의 발표한 서한에는 당시 펜스가 인용했던 “자신을 헌법보다 우선시하는 사람은 결코 미국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문구가 포함돼있다.
한편 이 날 CNBC가 발표한 최근 연준서베이 설문조사결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CNBC의 설문조사에서 투자전략가,경제학자, 펀드매니저 등 27명의 응답자들은 48%가 해리스의 승리를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봤으며 41%는 트럼프의 승리를 가능성이 높다고 믿었다.
이 설문조사는 해리스와 트럼프의 첫 번째 토론이 있은지 며칠 후인 9월 12일부터 9월 14일까지 실시됐다.
최근 예측은 7월 말에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50%가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고, 불과 37%만이 해리스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과 차이가 크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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