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가짜 석유 등을 불법 유통해 적발된 주유소가 1154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심 없는 주유소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도 잇따랐다. 운전자 A씨는 지난 14일 안산에서 청양으로 이동하던 중 한 국도 주유소에 들러 8만원어치 주유했으나 출발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차가 멈춰서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었다.
신고받고 출동한 레커차 기사는 "근처에 동일한 증상의 차량이 있다"고 알려왔다.
물이 섞인 기름을 의심한 A씨가 경찰에 신고했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석유관리원에 신고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A씨가 항의하러 해당 주유소를 방문했을 때 다른 피해 차량 운전자도 있었지만, 주유소 측은 "증거를 가져오라"며 "신고하든지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
석유관리원 측은 1차 검사 후 "이상이 없다"고 답을 했다가 추가 검사를 통해 탱크에 물이 있다고 확인해줬다.
석유관리원의 공문이 있어야 보상을 해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주유소 측은 논란이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자 결국 물이 주유소에서 나온 사실을 인정하고 수리비 등을 보상해주기로 합의했다.
김원이(산자위 간사·목포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국내 주유소 불법유통 적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불법유통으로 적발된 주유소들의 기준 위반 행위 유형은 △가짜 석유 판매, △품질 부적합, △등유 판매, △정량 미달 판매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2020년 273곳, 2021년 319곳, 2022년 280곳, 2023년 223곳이 적발됐고 올해의 경우 상반기에만 49곳이 불법유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행위별로는 품질 부적합이 672곳으로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품질 부적합은 관리·보관 소홀 혹은 인위적으로 제품을 혼합해 품질기준에 맞지 않은 제품을 유통한 행위를 이른다.
이어 경유에 등유를 섞는 가짜 석유 판매가 289곳으로 25%, 정량 미달 석유 판매(20L 주유 기준 150mL 이상 미달) 109곳(9%), 난방용 연료인 등유를 자동차 연료로 판매한 주유소가 86곳(7%) 순이었다.
정유사별로는 SK 에너지 주유소가 445곳(39%)으로 가장 많이 적발됐다. 현대오일뱅크 205곳(18%), 에쓰오일 196곳(17%), GS 칼텍스 177곳(15%)이 뒤를 이었다. 알뜰주유소는 76곳(7%), 상표가 없는 주유소도 55곳(5%) 적발됐다.
이 기간 2회 이상 불법유통으로 적발된 주유소는 SK 에너지 주유소가 38곳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은 각각 14곳으로 뒤를 이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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