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대규모 미사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예고되면서 국제 원유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보복이 이란의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석유시설 등 핵심 인프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이란 핵시설을 겨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스라엘 보복 수위에 따라 페르시아만 일대가 분쟁에 휩싸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긴급 내각회의에서 “이란이 오늘 밤 큰 실수를 저질렀고, 그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우리를 공격하는 자는 누구든 공격한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며칠 내로 이란 내 석유 생산시설과 다른 전략적 요충지를 겨냥해 상당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해 2일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시오니스트(이스라엘) 체제가 이란의 작전에 대응한다면 치명적인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맞섰다. 전면전에 준하는 양국의 충돌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대규모 공격을 가한 것은 지난 4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미국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이번 공격에는 지난번의 두 배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이 동원됐다. 이스라엘도 강력한 대응 수단으로 맞대응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란은 지난번 공격에선 위력이 낮은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함께 썼으나 이번엔 더 위협적인 지대지 탄도미사일만 사용했다.
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일전을 결심할 경우 석유 자산을 우선적인 공격 목표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클레이 사이글 전 미국 에너지경제협회 부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이스라엘은 이란을 직접 타격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수출 시설을 공격할 경우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심각한 원유 생산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호주 리서치업체 MST마퀴의 사울 카보닉 수석에너지분석가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원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미국이 더 강력한 제재를 꺼내들 경우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핵심인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는 SNS를 통해 “이스라엘이 역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큰 기회를 잡았다”며 “이란 핵 프로젝트 및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해 테러 정권을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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