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PEC+의 이날 발표로 유가는 완만한 단기 반등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23달러(0.33%) 오른 배럴당 69.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선물은 0.29달러(0.4%) 상승한 배럴당 73.1달러에 마감했다.
OPEC+의 증산 연기는 하반기 들어 전반적 내림세인 유가를 지지하기 위해서다. 지난 4월 배럴당 86.91달러까지 치솟은 WTI 가격은 배럴당 69.49달러로 20%가량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유가는 사우디와 OPEC+의 다른 나라들이 정부 지출을 충당하기에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할 우려도 크다. 올해 일일 1300만 배럴 원유를 뽑아내 신기록을 경신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브라질 등 비(非)OPEC+ 국가가 시추기를 ‘풀가동’하고 있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글로벌 석유 재고는 2017년 이후 가장 적은 반면 휘발유·경유 등 정제품 재고는 3년 만에 최대로 급증했다”고 했다. 경기 영향으로 석유 제품 판매가 감소하고, 각국 정부와 기업은 유가 하락을 기대해 재고를 줄였다는 얘기다. JP모간과 씨티그룹 등 월가 금융회사 역시 내년 WTI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 회원국은 다음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개최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은 OPEC+가 합의한 감산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고 초과 생산하는 등 내분 조짐은 여전하다. 이라크는 앞서 공개적으로 OPEC+에 불만을 터뜨렸고, 러시아도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공공연히 합의를 무시해왔다. OPEC+는 다만 이날 성명에서 “목표치 이상의 석유를 생산한 국가들은 내년 9월까지 감산을 통해 이를 보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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