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AI·비제도권 등 외부 변화 클수록 리서치 원칙 지켜야”

입력 2025-02-28 10:25   수정 2025-02-28 10:27

[비즈니스 포커스]


최근 한국 증권사의 리서치센터가 인공지능(AI) 도입과 비제도권의 성장 등으로 다각적인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은 리서치센터의 핵심 역할로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을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권사 법인영업 및 리서치센터의 주요 고객이자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핵심 투자자로서 증권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한 ‘큰손’이다.
AI와 장기적 관계 설정해야
국민연금의 오인범 국내주식실 팀장은 2024년 11월 1일 한국경제매거진이 주최한 ‘2024 제주 애널리스트 포럼’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서 리서치센터의 역할은 여전히 핵심적이라고 강조하며 “투자자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시장 투명성을 높이며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 리서치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주시 볼튼호텔에서 ‘한국 리서치센터 경쟁력 강화방안’을 주제로 열린 포럼에서 첫 연사로 나선 오인범 팀장은 AI 도입, 상장지수펀드(ETF)와 패시브 상품의 확대, 대체 투자시장의 성장, 비제도권의 성장 등 리서치센터가 직면한 다중적 도전 과제에 대해 언급하며 리서치의 지속 가능성과 애널리스트의 미래 역할을 강조했다.

오 팀장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내 기관의 시장 영향력이 줄어드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그들의 수급 동향을 면밀하게 살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 대해 가지는 시각과 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연구해 더욱 정교한 리서치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AI와 리서치의 장기적 관계 설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리서치의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AI가 기존 리서치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간의 직관과 경험을 보완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 팀장은 외부 요인의 변화가 클수록 리서치센터는 중심을 잃지 않고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원칙을 지키는 것이 리서치센터의 핵심 역할임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유튜브나 비제도권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전문가들이 많아지는 상황을 예로 들며 “옛날에는 비제도권이 제도권을 따라가는 형식이었다면 이제는 오히려 비제도권이 주도권을 잡고 제도권이 따라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이러한 환경에서 제도권에 있는 리서치센터가 중심을 잃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권이 비제도권과 비교하여 단기적 관심을 쫓기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분석과 지속 가능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원칙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제도권의 가치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리서치센터가 지켜야 할 원칙과 윤리적 기준이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역설하며 제도권의 책임감을 재차 강조했다.
미국식 리서치 모델로 나아가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안홍익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일본과 미국의 리서치 시장을 비교하며 애널리스트의 위상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의 애널리스트들이 투자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등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반면 일본의 애널리스트들은 데이터 분석에 집중하며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홍익 본부장은 “한국 시장도 미국식 리서치 모델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더 장기적이고 의미 있는 자료를 생산해 자본시장에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예컨대 연말 쏟아지는 전망 자료보다 독자적이고 장기적인 시각이 담긴 투자 아이디어 1~2개가 실제 자본시장에서의 기여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안 본부장은 “이러한 장기적 접근 방식은 한국의 리서치센터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 리서치센터가 단순히 국내 시장을 분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아웃바운드 리서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자산운용사와 리서치센터가 긴밀하게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 더 경쟁력 있는 자료와 분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한국의 리서치센터가 해외 투자자들에게도 영향력을 미치는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재 양성 및 보상 체계 강화해야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이찬휘 주식운용1본부장도 안 본부장의 미국식 리서치 모델에 공감했다. 이찬휘 본부장은 리서치센터가 데이터 취합을 넘어 본격적인 의견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증시에 필요한 것은 희망”이라며 장기적인 비전과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는 리서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증시의 유동성 문제에 주목하며 자금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시장에서 유동성이 곧 생명력”이라며 유동성 회복 없이는 시장이 활력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리서치센터가 이러한 상황에서 자금 유입을 촉진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또한 최근 전문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리서치센터의 현실을 언급했다. 그는 “주니어 애널리스트들이 중간 단계에서 다른 업계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수 인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서치센터가 전문 인재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커리어 성장을 제공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리서치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며 우수 인력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가 자본시장의 인력 화수분 역할을 하는 만큼 비용만 쓰는 부서로 낙인찍기보다 우수 인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곧 한국 자본시장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지적이다.

NH투자증권의 오태동 리서치본부장도 인재 양성에 공감했다. 그는 리서치센터가 자본시장에서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과거에는 증권사 수익에서 리서치 부문의 비중이 컸으나 최근에는 기업금융(IB), 리테일, 트레이딩 부문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리서치센터의 기여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고민이다.

오 본부장은 “애널리스트들이 전통적인 기관투자가 서비스를 넘어서 다양한 부문에 기여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들에 대한 보상이나 인센티브는 줄어들고 있다”며 젊은 애널리스트들이 정착하기보다 다른 업계로 이직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리서치센터가 어떻게 인재 유출을 막고 전문가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질의응답 시간에는 한국 증시의 불안정성과 이에 따른 리서치센터의 역할에 대한 질문도 제기됐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의 안홍식 상무는 리서치센터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정확한 정보 제공과 데이터 분석의 객관성 유지라고 답변했다. 그는 “리서치센터가 단기적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 시각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중심을 잡는 역할을 리서치센터가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경제매거진이 주최한 ‘2024 제주 애널리스트 포럼’은 제주시 볼튼호텔에서 ‘한국 리서치센터 경쟁력 강화방안’을 주제로 11월 1일부터 2일까지 양일간 진행됐다. 하나증권의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이 사회를 맡았고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상훈 KB증권 리서치센터장,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등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 국내 주요 연기금 및 자산운용사 관계자 총 31인이 참석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