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통상 정책이 내년부터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고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부과 등 통상 정책이 조기 시행되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줘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KDI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통상 여건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을 경기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각국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이는 곧 수출 둔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관세 장벽도 수출 감소세를 불러온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미국이 한국에 보편관세 20%를 물리면 한국 전체 수출액은 448억달러(약 63조원) 감소할 수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9월 말 평균 2.1%에서 10월 말 평균 2%로 0.1%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HSBC 1.9%, 노무라 1.9%, 바클레이스 1.8%, 씨티 1.8%, JP모간 1.8% 등 5개 IB가 2%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내놨다. 이 같은 경제 전망엔 트럼프 당선인의 선거 공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성장률 전망은 추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KDI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구조 개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DI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025~2030년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구축하고 진입장벽을 낮춰 혁신적 신생기업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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