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약유로'…'1달러=1유로화' 패리티 시대 열리나?

입력 2024-11-12 21:24   수정 2024-11-12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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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화 전략가들은 빠르면 내년에 달러와 유로화의 패리티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즉 1달러와 1유로 가치가 동등해지는 것이다. 유로는 역사적으로 달러보다 높은 가치를 유지해왔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4% 상승했으며 유로는 0.4% 하락한 1.0612달러에 도달했다. 일본 엔화는 1달러당 0.2% 하락해 154.10엔을 기록했고 역외 위안화는 0.3% 하락해 달러당 7.2514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파운드화도 0.4% 하락한 1.2813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대선 이후로 달러화를 제외한 주요국 통화 가치는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유로화는 트럼프의 승리 이후 3% 가까이 하락해 올해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같은 기간에 중국 위안화보다도 더 크게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바클레이즈, 도이치뱅크, 노무라 인터내셔널 등 10개 은행이 지난 주 유로화에 대한 콜(매수) 옵션을 대폭 줄였다. 이들 은행은 최근 몇 달간 유로에 대한 전망을 높여왔다. 통화 시장이 이같이 변화하게 된 것은 트럼프가 내년초 집권할 경우 보호무역이 그의 정책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관세가 주요 경제권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의 수출 산업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TD증권의 외환 및 신흥시장 전략 글로벌 책임자인 마크 매코믹은 "이것은 유로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1월에 취임할 때까지 유로가 1.03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이후에는 가치가 거의 동등해지는 패리티 단계로 들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의 약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공화당이 의회까지 지배하며 트럼프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매코믹은 워싱턴의 ‘붉은 물결 시나리오’(붉은 색은 공화당을 상징)가 유로 패리티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미즈호 인터내셔널은 3월까지 1유로당 1.01달러를 예상하고 있으며 ING는 2026년초까지 그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블룸버그의 분석가들은 내년에 1.09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는데 , 이는 선거 직전 1.13달러보다 크게 하락한 것이다.

옵션 시장도 유로화의 약세를 예고하고 있다. DT&C 청산소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약 20억 유로가 내년에 1달러로 떨어지는 유로화 바닐라 옵션에 베팅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상품선물거래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헤지펀드와 기타 레버리지 투자자들은 은 지난주 유로화 약세에 베팅했으며, 이는 지난 3년 중 가장 큰 수준이었다. 트럼프 당선 확정 후에 유로화 약세 포지션은 급증했을 가능성이 크다.

일부 은행은 유로 매도를 권고했다. 골드만 삭스는 트럼프가 모든 수입상품에 10~20%의 관세와 중국상품에 대한 60%의 관세 부과 조치와 미국세금 인하를 동시에 시행할 경우 유로의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관세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또한 유럽 중앙 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보다 더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JP모건의 통화 전략가들은 "레드 스윕이 확정된다면 유로-달러는 1.05달러를 돌파하고 패리티로 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전략가들은 관세와 유럽의 경기 둔화라는 두 가지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략가들은 유로가 패리티까지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문디 자산운용의 글로벌 통화관리 책임자 안드레아스 코에니그는 “이미 강달러포지션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렇게 빨리 진행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유로화와 달러의 올해 저점을 약 1.06달러로 보고 있으며 그 다음 선은 1.05달러로 보고 있다. RBC 블루베이 자산운용은 1.05도 깨지면 유로 매도를 추가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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