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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기겠다" 집착에 롯데케미칼 미래는 꼬였다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입력 2024-12-04 14:12   수정 2024-12-05 08:33

이 기사는 12월 04일 14:1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임원들이 LG화학과 매일 비교합니다. 그렇게 이기고 싶나 봐요."

2011년 어느 날. 서울 신대방동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사옥에서 만난 이 회사 직원들은 푸념을 늘어놓았다.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회사 임원들은 불만이 상당하다고 했다. '석유화학업계 1위' LG화학에 비해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밀린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몸집 불리기'에 집착했다. 석유화학 기업 매물을 샅샅이 훑는 동시에 동남아시아의 공장 건설을 독려했다. 하지만 견제 대상인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전개하는 등 사업 다변화를 시도하며 변신을 꾀했다. 석유화학 '한 우물'을 팠던 롯데케미칼의 전략은 부메랑이 됐다. 석유화학업계가 동반침체기에 직면하자 무분별하게 불어난 설비는 롯데케미칼은 물론 그룹에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급기야 그룹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4일 재계와 투자은행(IB)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의 운명이 갈린 사건으로 2009년 이 회사가 제시한 '2018년 매출 40조·아시아 최고 화학기업'이라는 비전을 꼽았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해 설계한 이 비전을 놓고 업계에서는 의구심이 컸다. 다양한 경영 지표 가운데 매출만 놓고 비전을 세운 탓이다. 회사 안팎에서는 몸집 불리기로 LG화학을 누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았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비전 발표 전후로 매출 불리기에 전력을 쏟았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확장해 몸집을 키우는 전략을 짰다. 플라스틱과 고무, 비닐 등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 등을 확장해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려는 전략을 짰다. 그동안 진행한 'NCC 한 우물' 전략의 결과가 탁월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2003년 현대석유화학 NCC 2단지를 1조800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2010년에는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1조5050억원에 사들였다. 여기에 NCC를 공격적으로 증설했다. 해외 진출도 끊임없이 타진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에 NCC 생산기지를 세우고 현지 시장을 공략하려는 시도를 이어갔다. 동남아시아 석유화학제품의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에서다.

몸집 불리기는 먹혀 들었다. 롯데케미칼은 2004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2조3672억원, 4131억원을 기록했다. 잇따른 인수합병과 설비확장으로 2016년엔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3조2235억원, 2조5442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하지만 위기의 그림자도 포착됐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NCC를 증설하고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의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은 NCC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쏟았다.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5174만t으로 2020년에 비해 60%가량 불었다. 지난해 한국의 에틸렌 생산능력(1280만t)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공격적 증설에 에틸렌의 중국 자급률은 2020년 100%를 넘었고 2025년에는 120%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롯데케미칼의 NCC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공장을 돌려봤자 적자만 커졌기 때문이다. 2022년 7626억원, 2023년 34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들어 9월 말까지는 66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앞으로 실적 전망은 더 어둡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으로 다변화를 하면서 활로를 뚫었다. 반면 롯데케미칼은 NCC 한 우물을 파면서 적자 폭이 컸다. 부랴부랴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사업 다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3월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고가 인수'라는 평이 많았다. 기회를 놓칠 수 있어 두려워하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의 결과라는 지적도 나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들어 9월 말까지 2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유동성 위기설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그동안의 사업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혹독한 자산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NCC 사업 비중을 60%에서 2030년 30%로 낮추기로 했다. 여기에 타이탄케미칼 등 해외법인도 매물도 내놨다. 알짜 계열사인 롯데정밀화학을 매각할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도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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