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할수행게임(RPG)뿐 아니라 3대 게임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 게임사로 위메이드맥스를 키우겠습니다.”
손면석 위메이드맥스 대표가 지난 21일 진행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장르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는 ‘멀티 스튜디오’ 체계를 갖추고자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대표는 지난 9월 위메이드맥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매드엔진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해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인 ‘나이트 크로우’의 흥행을 성공시켰을 뿐 아니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넥슨게임즈의 ‘V4’ 등 인기 MMORPG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손 대표가 바라는 위메이드맥스의 미래는 위메이드의 개발 중추를 담당하는 종합 게임사다. 그는 “여러 장르 게임을 동시에 개발하는 멀티 스튜디오 체제를 꾸릴 것”이라며 “고품질 게임을 꾸준히 선보여 시장이 위메이드맥스의 차기작을 기대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시장의 3대 장르는 RPG, 슈터(총쏘기), 서브컬처”라며 “MMORPG는 계속해왔던 장르고 슈터도 최근 개발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위메이드맥스는 탈출과 생존 요소를 곁들인 슈터 게임 ‘미드나잇 워커스’를 내년 상반기 내놓는 게 목표다. 서브컬처는 M&A로 시장 개척을 모색한다. 서브컬처는 애니메이션풍의 여성 캐릭터가 다수 등장하는 게임이다. 넥슨게임즈의 ‘블루아카이브’,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게임과 중국 호요버스의 서브컬처 게임인 ‘원신’이 동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이 장르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도 늘어난 상황이다.
손 대표는 “서브컬처는 진짜 장인을 모시지 않으면 도전할 수 없는 장르”라며 “이 장르 역량이 있는 게임사를 M&A 하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매드엔진 대표로 있으면서 미드나잇 워커스 개발사인 원웨이티켓 스튜디오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그는 “적극적인 투자로 신규 IP를 발굴하는 기조를 위메이드맥스에서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MORPG의 시장 상황에서도 견해를 제시했다. 손 대표는 MMORPG가 수십일에 걸쳐 제공하던 성장과 보상 경험이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게임에선 수십분 만에 얻을 수 있는 과정으로 압축됐다고 봤다. 숏폼이 대세가 된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 긴 호흡으로 즐기는 MMORPG가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본 이유다.
손 대표는 이용자 협동이 강조되는 MMORPG를 지향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MMORPG 종류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로 대표되는 이용자 협동(PvE) 중심의 서구권 MMORPG와 이용자 간 대결(PvP) 중심의 한국형 MMORPG로 크게 나눴다. 이어 “모바일 기반 한국형 MMORPG로 해외 시장을 넓히기엔 시장이 낙관적이지 않다”며 “국내 시장에선 경쟁자도 많다”고 평가했다.
손 대표는 “그간 MMORPG는 개발팀을 어떻게 바꾸더라도 이용자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며 “그렇다보니 이용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생성하게 되는 PvP가 한국형 MMORPG에서 각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이트 크로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후속작에서는 PvP에 제한을 두고 이용자가 다같이 협동해서 도전 과제를 깰 수 있게 해 양쪽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개발을 시작한 조선시대 배경 액션 게임인 ‘프로젝트 NX’도 차기작 3종 중 하나다. 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위메이드맥스 사무실에서도 이 게임의 개발이 한창이었다. 프로젝트 NX는 이용 공간이 제한되지 않는 ‘오픈월드’ 장르다. 위메이드맥스는 이 장르에 주술적 소재를 가미해 신선함을 더하기로 했다.
손 대표는 “신규 IP의 시장 진입에선 이용자에게 생소하지만 매력적인 비주얼이 무기가 된다 ”며 “조선시대에서 영감을 얻은 한국적 소재에 판타지를 가미한 게임을 해외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서 손오공을 배경으로 한 게임 ‘검은 신화: 오공’이 성공하면서 동양풍 게임이 세계적으로 통할 것이란 생각이 커졌다”며 “위메이드맥스도 이 회사의 자체 게임 포트폴리오로 가치를 인정 받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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