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이 북부 제2의 도시 알레포와 이들리브주 대부분을 장악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이 휴전하자 2020년 이후 숨죽였던 시리아 반군들이 정부군을 공격하며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는 이란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타격을 받았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집중한 탓이다. 2011년 발발한 내전에서 러시아와 이란의 개입으로 붕괴를 피한 시리아 정부가 다시 열세에 몰리며 중동 정세가 혼란에 빠질 위기다.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 집단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튀르키예 지원을 받는 반정부 무장조직과 합세해 알레포 대부분과 이들리브주, 하마주 등 시리아 북서부를 대거 점령했다. 반군들이 지난달 27일 북서부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선 지 사흘 만이다. 시리아 내전 감시 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HTS와 동맹 세력이 알레포 정부 기관과 교도소에 이어 국제공항까지 장악했다”고 전했다. 반군의 알레포 재점령은 정부군이 러시아와 이란의 지원으로 2016년 도시를 탈환한 지 8년 만이다. 반군은 급속도로 점령지를 넓혀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반군이 이들리브 공군 기지와 마라트알누만시를 포함해 이들리브주 전체를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반군은 알레포로 통하는 주요 고속도로도 통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러시아와 시리아 공군은 알레포 안팎에서 공습을 가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시리아군은 장갑차를 외곽에 집결시키며 대규모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날 성명을 내고 “반군이 알레포 대부분 지역에 진입했지만, 군의 포격으로 진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며 “반군을 추방하고 도시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미국도 반군 HTS를 비판했다. HTS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를 신봉하는 극단주의 무장단체이기 때문이다. HTS는 테러단체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과 연관성을 부인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HTS 지도부가 알카에다와 연결됐다고 보고 있다. 이날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정된 테러단체인 HTS가 주도한 이번 공격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함락 우려까지 나온다.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연구센터장은 미국의소리(VOA)에 “튀르키예는 그냥 아사드의 얼굴을 한 대 때려 협상장에 끌고 나오고 싶었을 뿐인데 아사드가 쓰러져 버릴지도 모르는 도미노가 시작됐다”며 “이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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