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외교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될 경우 한국의 상당수 외교 일정이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외교부는 “예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물밑에선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되면 정상외교는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임기가 한정돼 있고 새로운 정책을 내기가 부담스러운 권한대행 체제에서 각국이 중대한 외교 사안을 한국과 논의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다.
일부 국가는 권한대행이 실제 정상의 ‘격’에 맞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다. 2016년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을 때도 같은달 말 예정돼 있던 한·일·중 정상회의가 중국 측의 미온적인 반응 속에 무산됐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정상외교는 실질적으로는 아무것도 못 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외국 정상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권한대행과 중요한 협의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문제는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해 외교 현안이 쌓여 있다는 점이다. 중대 현안 대응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맹 무임승차론’을 내세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당장 한·미 핵협의그룹(NCG) 같은 확장 억제책이 제대로 유지될지 불투명하다. 트럼프 인수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미·북 협상에서 한국이 ‘패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석열 정부의 최대 외교 성과로 평가된 한·일 관계 개선도 암초를 만난 상황이다.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지만 사도광산 추도식 사태 등 과거사 문제가 얽혀 있다. 다음달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첫 방한도 사실상 물 건너갔다.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한·중 관계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직접 합의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우선 ‘현상 유지’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부는 2016년 당시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마자 당일 저녁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과 유럽연합(EU) 주한 대사들을 청사로 불러 “외교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하고 최근 국내 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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