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관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역사적 복원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하루 최대 4만 명까지 입장할 수 있고, 한 번에 수용 가능한 인원은 2500명이다. 이는 베르사유 궁전 일일 수용 가능 방문객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대성당은 재개장할 시 매년 약 1500만명의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


다음날인 8일에는 일반 신도가 참석하는 첫 공개 미사가 진행된다. 재개관 주간인 8~15일까지 매일 특별한 주제별 예식이 열린다. 이어 17~18일 양일간 성모 마리아 송가 콘서트를 통해 대성당의 화려한 재개관을 축하한다. 2025년 3월 16일까지는 클뤼니 중세 박물관에서 노트르담 대성당의 조각 작품을 조명하는 특별 전시회가 개최된다.
노트르담 대성당 성가대는 매주 특별 콘서트를 선보인다. 12월부터 총 50여 회에 걸친 공연이 예정돼 있다. 다니엘 로스, 이신영, 장 윌리 쿤츠, 다비드 카상, 베로니크 르갱 등 세계적인 오르가니스트들과 예술가들이 대성당을 찾아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

재개관 초기에는 대성당 운영 시간이 제한된다. 재개관 당일인 8일은 오후 5시 30분~8시 30분까지, 9~13일은 오후 3시 30분~10시, 14~15일에는 오후 3시 30분~8시까지 문을 연다. 16일부터는 기존 운영시간과 동일하게 매일 오전 7시 45분~오후 7시까지 방문할 수 있다.
종교 또는 관광 단체의 경우 방문 일정이 별도로 정해져 있다. 10인 이하의 종교 단체의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2025년 2월 1일부터 방문이 가능하다. 25인 이하의 관광 단체는 2025년 3월 열리는 사전 예약 플랫폼을 통해 예약한 뒤, 2025년 6월 9일부터 입장할 수 있다. 단, 주간 미사 시간과 토요일 오후, 일요일에는 방문이 제한된다. 모든 방문자는 무선 이어폰을 사용해야 하며, 성당에서 인증한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투어 가이드가 동반해야 한다.

새 동선은 성가대석을 둘러싼 벽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북쪽에는 그리스도의 생애를, 남쪽에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묘사한 정교한 조각들이 장식돼 조각 예술의 정수를 감상할 수 있다. 관람을 마친 뒤에는 남문 출구로 나서며 센강 전망을 감상할 수 있다. 방문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디지털 애플리케이션과 가이드 서비스가 제공된다.

내부도 외관만큼 주목받는다. 프랑스 최고 장인들의 참여 아래 중세의 유산이 현대적 감각과 조화를 이루었다는 평이다. 새로운 제단은 프랑스 디자이너 기욤 바르데의 손을 거쳐 탄생한 청동 작품이다. 황금빛 석재와 스테인드글라스의 빛과 어우러져 성스러운 공간에 독창적인 미학을 더했다. 세례대, 강대상 등 주요 성가구와 화병, 전례 용품까지 그의 디자인 철학으로 통일된 미학을 구현했다.

새롭게 제작된 높이 12미터의 계단은 베르사유 궁전과 몽생미셸 복원 작업에 참여했던 노르망디 지역에 위치한 오베르라방사의 장인들의 손을 거쳤다. 비대칭 원뿔형으로 설계된 독특한 계단은 역사 유산의 복원에 있어 탁월한 전통을 이어가는 프랑스 장인들의 기술력을 잘 보여준다.
대성당 화재로 손상된 두 개의 종을 복원하고 종을 청소하는 임무는 '프랑스의 마지막 종 제작자'로 알려진 노르망디 지역의 코르닐 아바르 주조소가 맡았다. 2024년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기념하는 '승리의 종'을 만든 인물이다.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울렸던 이 승리의 종은 새로 제작된 두 개의 종과 함께 대성당 오르간 근처 갤러리에 설치된다. 대성당 미사와 크리스마스 미사 때마다 울리며 올림픽 승리의 소리를 전한다.

새 전례복 700벌은 세계적인 프랑스 디자이너 장샤를 드 카스텔바작과 프랑스 예술 공방과 협업해 제작했다. 대성당에 새롭게 놓인 의자 1500개는 프랑스 디자이너 요나 보트린이 프랑스 랑드 지역의 가족 경영 기업과 함께 제작했다. 프랑스 솔로뉴산 참나무를 사용했다.
대성당의 현대화를 반영하는 스테인드글라스 창문도 새롭게 바뀌었다. 남쪽 예배당을 장식할 6개의 창문은 국제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현대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고딕 건축과 현대 미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정체성을 담아낼 예정이다. 기존 스테인드글라스는 복원 후 오텔 디외 건물에 새로 문을 여는 박물관으로 이전된다.
화재로 폐쇄됐던 지하 주차장은 3000㎡ 규모의 접견 공간으로 변한다. 서점, 카페, 화장실, 센 강으로 연결되는 통로 등 다양한 시설이 포함되며, 파리의 전통적인 통로인 '파사주'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 적용된다.
박소윤 한경매거진 기자 park.so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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