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개인의 투매 물량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그동안 국내 증시가 급락할 때마다 개인투자자는 적극적으로 저가매수에 나서왔다. 코로나19 당시의 경험으로 증시 하락을 유발한 특정 악재가 해소되고 나면 다시 반등한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장중 코스닥지수가 4% 가까이 급락하는데도 개미는 저가매수하는 대신 손절 매물을 내던지기 바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78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750억원을 내다 팔았다. ‘증시 급락=개인 저가매수’라는 공식이 깨진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8260억원, 1420억원씩 순매수하며 개미의 투매물량을 받아준 흔치않은 상황이 연출됐다.
개인이 투매를 쏟아낸 것은 국내 정치적 상황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처럼 증시의 불확실성이 극대화할 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높은 주식이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코스닥 상장종목 위주로 매물이 튀어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국면 때와 달리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결정되더라도 증시가 쉽사리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논의가 본격화된 2016년 10월 25일부터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을 결정한 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지수는 3.25% 상승했다. 2017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던 국면이지만 최근 한국 수출은 둔화 국면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10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평균적으로 미국의 첫 금리 인하 시작 후 9개월 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는 모습을 보인만큼 국내 수출도 내년 하반기나 돼야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기업의 실적 둔화, 달러당 1400원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 등 악재가 많은만큼 아직은 하방이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성미/조아라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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