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6일 17:3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 KT DL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호텔 유동화에 나서고 있다. 호텔 자산군이 호황세를 보이자 제값을 주고 팔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제히 매각 수요 조사(태핑)에 나섰다. 알짜 지역 호텔과 매력이 떨어지는 지방 호텔을 묶어 통매각을 시도할 전망이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그룹은 조만간 비핵심 자산 유동화 컨설팅 관련 부동산 자문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부동산 매각 자문사 프레젠테이션(PT)을 실시했다.
KT그룹은 KT, KT에스테이트 등이 보유한 비주력 부동산 자산 20곳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매각할 계획이다. KT그룹이 입찰제안요청서(RFP)에 명시한 20개 자산 가운데 호텔 자산은 5개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안다즈 강남 △신라스테이 역삼 △르메르디앙&목시 명동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레지던스 등이 매각 컨설팅 대상이다.
대기업들은 호텔 자산 유동화 단계에 들어갔다. DL그룹은 글래드 호텔 3개 자산을 매각을 위해 제안을 받고 있다. 매각 대상은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 △메종 글래드 제주 등 호텔 세 곳이다. 예상 가격은 6500억원이다. 글래드 브랜드 등을 포함해 다양하게 제안받기로 했다. 여러 펀드가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성 확보에 나선 롯데그룹은 기관투자가 설명회에서 L7과 시티 호텔 중 일부를 매각하기로 공지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한 L7 명동·홍대와 울산시티호텔 등 세 곳이 매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며 호황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매물로 내놓은 요인으로 꼽힌다. 오피스, 물류센터 등에 비해 거래가 이뤄지기 비교적 쉽다는 판단이다. 지난달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객실점유율(OCC)는 80%에 달했다. 호텔 컨설팅업체인 스타일로프트에 따르면 서울 지역 호텔의 일평균 객실단가는 지난 9월 기준 19만735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오피스를 호텔로 전환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부동산 ‘큰손’ 블랙스톤은 트레블로지 아시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SM그룹 강남사옥을 인수해 셀렉트 서비스 호텔로 탈바꿈 시킬 예정이다. 인수가액은 1200억원이다. 이 건물은 2004년 호텔 라미르로 지어진 뒤 2017년 SM그룹이 인수해 사옥으로 사용해왔다.
기업들은 알짜 자산과 지방 자산을 묶어 포트폴리오로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자산은 여전히 매각이 쉽지 않아 알짜 자산과 함께 팔아야 매각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롯데그룹의 울산시티호텔도 다른 자산과 묶어 팔아야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KT의 경우 알짜 호텔 자산과 지방 업무시설 자산을 묶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의 20개 매각 후보 자산 중 9개 자산이 충남 아산, 경북 구미, 강원 원주·삼척·속초 등 지방에 위치해 단독으로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한 부동산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 호텔을 매입해 오피스로 바꾸던 운용사들이 다시 오피스를 호텔로 바꾸고 있다”라며 “오피스가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과 당분간 호텔이 유망할 것이란 전망 때문인데, 지방 호텔은 여전히 매각이 어려워 묶어 팔아야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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