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면서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정치권에선 결국 ‘탄핵 트라우마’가 여당 주류 정치인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지만 탄핵이 이뤄졌을 때 보수층 지지 기반을 통째로 잃을 것이라는 공포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만큼은 정권을 넘길 수 없다’는 공감대도 가까스로나마 단일대오를 유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여당을 향해 갈수록 악화하는 여론의 압박을 얼마나 버틸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8년 전과 다른 결정을 했다. 2016년 탄핵소추안 표결에선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의원 128명 중 최소 62명, 사실상 절반에 달하는 이들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엔 여당에서 세 명만 표결에 참여했는데, 그중 김상욱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당이 겪은 후유증이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 의원인 여당 인사는 “당시 보수 지지층은 탄핵에 찬성한 정치인을 ‘배신자’로 규정했다”며 “그때 낙인찍힌 상당수가 정치권에서 낙오됐고 결국 주류로 올라서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여당의 다른 인사도 “당장은 욕을 먹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성적으로 가짜 뉴스가 걸러지면서 새로 판단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골수 지지층이 떠나면 회복도, 재건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향한 거부감이 큰 것도 여당 단일대오가 일단 유지된 이유다. 여당 의원 대다수가 “‘범죄자’ 이 대표에게 정권을 바칠 순 없다”는 점에 확고한 공감대가 있다는 설명이다.

수많은 인파가 참석하는 토요일 탄핵 집회일에 표결이 진행되면 여당 의원이 느낄 여론의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아마 국민의힘은 매 순간 지옥일 것”이라고 말했다.
7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에서 여당 내 이탈표가 최대 6명에 달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탄핵 정국에서 자칫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간 계파 갈등이라도 터지면 정치적 수싸움에 따른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설지연/박주연/정상원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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