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10일 14: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최대주주로서 그동안 외면받은 주주가치를 회복하고 최윤범 회장 중심 지배구조를 전면 개혁하겠습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10일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회복'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어 "최윤범 회장 체제 출범 이후 고려아연 주주가치가 떨어졌는데 그 근본 원인은 지배구조에 있다"며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이사회는 고려아연에겐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MBK에 따르면 2019년까지 동종 기업과 비교해 견조했던 고려아연의 주가 성장률은 2019년 3월 최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이 경영을 한 뒤부터 고려아연 주가가 연평균 마이너스(-) 5.8% 수준으로 역성장했다"며 "이 기간 TSR(총주주수익률)도 꾸준히 감소했고 회장직에 오른 2022년 말부턴 TSR이 마이너스로 전환하면서 동종업계 최하위가 됐다"고 분석했다.
주주가치가 하락한 이유는 이사회의 관리 감독도 없이 최 회장이 투자를 무분별하게 집행한 탓이란 게 MBK의 진단이다. MBK는 그간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도 없이 최 회장과 사적 친분이 있는 신생 펀드나 친인척 회사에 자금을 집행했다고 비판해왔다.
김 부회장은 "원아시아파트너스, 이그니오홀딩스, 정석기업, 씨에스디자인그룹 등에 투입된 1조2000억원 투자금이 투자자본이익률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효율적으로 집행됐다면 2687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창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직전 기준 EBITDA 대비 기업가치 배수인 9.4배를 기준으로 보면 2조5000억원의 주주가치를 상실한 것과 같다"며 "이는 당시 시가총액의 22.6%에 달하는 규모"라고도 덧붙였다.
MBK는 주주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와, 전문경영인으로 구성된 집행임원이 협력하고 견제하는 구조가 건강한 지배구조라며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코웨이, KT렌탈, 두산공작기계, 대성산업가스 등 MBK 포트폴리오 회사들은 모두 경영과 업무 집행은 전문경영인에 맡겼고 이사회는 이들을 충실히 감독하는 역할에 집중해왔다"며 최 회장 일가뿐만 아니라 현 경영진과 임직원, 기술진이 함께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주식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늘려 유동성을 늘리고, 발행주식총수의 12.3%에 달하는 자사주도 전량 소각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배당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배당정책 공시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주주환원 정책으로 제시했다.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확대 개편한 뒤 협의를 거쳐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소수주주들의 분리선출 사외이사 후보 추천 △주주권익보호 사외이사 제도 도입 △내부거래위원회 권한 명시·강화 △투자심의위원회 신설 △ESG·양성평등위원회 신설 등을 제안했다. 지배구조가 정상화되고 1년 뒤엔 TSR이 -5%에서 30%로 오를 수 있다는 게 MBK의 분석이다.
고려아연엔 임시주총 소집 공고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달라고도 촉구했다. MBK는 앞서 임시주총 소집 공고 절차를 20일 직후 신속하게 진행하라며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김 부회장은 "회사가 주총 공고를 최대한 빨리 해줘야 주주와 기관이 의결권을 행사할 방향을 정할 수 있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도 최대한 보장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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