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82만1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2만3000명 증가했다. 11월 기준으로는 2020년(-27만3000명) 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1월 38만 명을 찍은 뒤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10월에는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가 한 달 만에 다시 반등했다.
김민석 고용노동부 차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적인 고용상황이 양호하다”면서도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청년과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내수 부진의 영향을 받는 일자리가 계속 줄고 있다. 11월 건설업 취업자는 9만6000명(4.4%) 줄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따른 건설 수주 감소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내수와 밀접한 도소매업 취업자도 8만9000명(2.7%) 줄었다. 올 3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건설 현장이나 아파트 경비 인력파견을 비롯한 사업지원서비스업의 일자리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며 “건설경기가 악화하고 아파트 경비 인력을 줄인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도 5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만5000명(2.1%) 감소해 작년 4월(9만7000명) 후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식료품과 자동차 산업의 취업자 증가 폭이 축소되고, 전자부품과 의복 분야 취업자 감소 폭이 커졌다.
고령층이 취업자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29만8000명 늘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 명 줄었다. 5월부터 7개월째 10만 명대 마이너스다. 60세 이상 취업자를 제외하면 취업자가 사실상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별다른 활동 없이 “그냥 쉬었다”는 이른바 ‘쉬었음’ 인구의 청년층 증가 폭은 6만2000명(17.9%)에 달했다. 지난달 청년층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 하락한 45.5%에 그쳤다.
정부는 내년 직접일자리사업 채용 인원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허진욱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령층이 중심이 되는 단기 직접일자리보다는 청년층이 만족할 수 있는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며 “정치적 불확실성과 별개로 고용시장 유연화 등의 노동개혁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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