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별다른 이유 없이 급등하는 사례가 대다수다. ‘묻지마 급등’은 폭락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어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인 대상홀딩스(36.89%), 디티앤씨알오(30%), 태양금속(10.93%)은 계엄 이후 오름세를 탔다. 대상홀딩스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연인 관계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가 한 대표와 고등학교 동창인 점이 부각됐다. 다른 종목들은 사외이사나 창업주가 한 대표와 인연이 있다는 소문만으로 주가가 움직였다. 다만 탄핵 가결 이후 한 대표의 거취 문제가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정치인들 관련주도 요동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관련주 진양화학(70.48%), 김동연 경기지사 관련주 PN풍년(49.26%) 등이 급등락을 거듭하다가 올랐다. ‘조국 테마주’ 화천기계는 계엄 직후 10일까지 32% 급등했다가 12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유죄 확정으로 상승 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정치 뉴스에 따라 특정 테마주로 수급이 쏠렸다가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며 “대통령 선거까지 정치 테마주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의 학습 효과가 개인의 매매 행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관련 정치 테마주는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헌법재판소 파면 결정까지 주가가 두세 배 상승했다가 헌재가 이를 인용하자마자 폭락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증시에 남은 개인투자자의 ‘한탕주의’ 성향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며 “거래량이 말라붙은 상황에서 정치 테마주가 블랙홀처럼 수급을 빨아들일 것”이라고 짚었다.
테마주와 개별 정치인 간 연관성이 과거보다 더 작다는 점은 유념할 요소다. 대표적으로 동신건설은 본사가 이 대표 고향인 경북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관련주가 됐다. 태양금속은 창업주가 한 대표와 같은 청주 한씨라는 점에서 투자자가 몰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이 상승 폭이 작은 종목으로 자금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단타 매매를 일삼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항상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급락세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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