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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년부터 30인 미만도 주 52시간, 기업이든 근로자든 누가 버티겠나

입력 2024-12-27 17:41   수정 2024-12-28 00:42

정부가 30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해온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올해 말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2년 연속 부여받은 계도기간을 활용해 불황기를 근근이 버텨온 많은 영세기업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계도기간 종료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전격 결정이라 당혹감은 더 크다.

계도기간 중 주 52시간 초과 근로 사례가 거의 없어 종료해도 문제없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현장 목소리와의 괴리가 크다. 30인 미만 영세기업의 상당수가 최저임금·원자재값 급등 등 겹겹 악재를 연장근로를 활용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넘는 곳은 벤처기업 등 혁신 역량이 있는 기업이 다수라는 분석(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일반적이다.

근로자 사이에서도 계도기간 연장 요구가 높다. 절반 이상이 급여소득 증대를 위해 근로시간을 주 52시간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설문(중소기업중앙회의 설문) 결과도 최근 나왔다. 영세기업 근로자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이라 야근과 특근으로 수입을 벌충하는 게 일반적이다. 주 60시간 일해 월 330만원 받던 근로자 수입이 52시간 제한으로 280만원에 그친다면 투잡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30인 미만 기업에 주 52시간제 확대는 여러 편법·불법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인 ‘5인 미만’으로 기업을 쪼개는 사업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불법 체류자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워라밸보다 수입을 중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코리안 드림 실현을 위해 사업장 이탈을 감행할 유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올해 건설업에 종사한 외국인력 42만여 명 중 절반이 넘는 24만여 명이 불법 근로자인 이유다.

정부는 1년 전 계도기간 연장을 결정할 당시 ‘상시적 인력난’과 ‘어려운 경제상황’을 이유로 제시했다. 그런 사유라면 1년 전보다 지금이 더하다. 소상공인 위기 해소를 위해 은행권이 2조원의 지원자금 긴급 투입까지 결정한 마당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무리하게 도입한 주 52시간제 수정 목소리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주간’에서 ‘분기 또는 반기’로 대폭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등 주 52시간제 유연화 조치를 특별법이나 일반법 형태로 도입하자는 정치권 공감대도 형성됐다. 계도기간 종료가 아니라 경기 회복 때까지 대폭 연장을 고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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