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방위산업 기업은 실리콘밸리 기반 빅데이터 회사인 팰런티어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1801억달러(약 266조원). 전통의 방산 기업인 록히드마틴(1159억달러)과 보잉(1352억달러)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는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회사의 덩치다. 팰런티어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3735명이다. 50개국에서 11만 명의 직원이 일하는 록히드마틴의 3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다윗이 골리앗을 압도하는 전형적인 사례다.금융산업에선 달러와 1 대 1로 가치가 연동되는 스테이블 코인 업체 테더가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직원 수가 채 200명도 되지 않는 이 작은 회사는 지난 3분기 25억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직원 2만 명을 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16억3100만달러)을 뛰어넘는 수익성이다.
AI 혁명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빅테크 시장도 상황이 똑같다. 생성형 AI 시장의 ‘맹주’로 챗GPT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오픈AI는 작은 연구 조직에서 출발한 기업이다. 2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 역시 여전히 스타트업 신분인 앤스로픽이다. 벤처캐피털 멘로벤처스의 지난달 집계에 따르면 두 회사의 올해 기준 생성형 AI 시장 점유율은 각각 34%와 24%다. 전통의 빅테크인 메타(16%), 구글(12%)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검색 AI 시장의 강자 퍼플렉시티, AI 챗봇 업계 1위 캐릭터닷AI 등도 빅테크와 자웅을 겨루는 강소 스타트업으로 분류된다.
최근 글로벌 경제를 살펴보면 ‘굿 뉴스’가 많지 않다. 환율은 널뛰고 소비는 잔뜩 위축돼 있다. 자유무역 시대도 끝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장벽이 한층 더 높아졌다. 한국 스타트업의 상황은 더더욱 녹록지 않다. 벤처캐피털이 돈줄을 죄면서 자금 조달 자체가 쉽지 않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도 분명히 있다. AI 기술 발달로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이 무엇보다도 고무적이다. 2025년 새해엔 신기술과 창의성을 앞세워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하는 K기업이 더 많이 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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