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한해 국내 증시 수익률 동향은 상반기와 하반기가 극명히 엇갈렸다. 상반기엔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정책을 바탕으로 개선된 수급 속에서 전력기기와 식음료 등에서 ‘스타 종목’이 배출됐다. 이후로 연말까지 미 대선 불확실성과 계엄 사태의 여파로 정치 테마주의 등락률이 극심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 6월 주가가 연고점에 도달했던 화장품 업종 중 토니모리(187.48%·8위), 고대역폭메모리(HBM) 대표주인 한미반도체(180.16%·9위)도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코스닥시장에선 인디 화장품 브랜드들의 수출 증가 수혜를 누린 실리콘투(526.67%) 상승률이 가장 두드러졌다. 수치만으론 양 시장 통틀어 1위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시 주가 폭등에 대해 “중간 유통사로서 물류센터 내재화 등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평가했다. 테크윙(459.65%·2위), 제룡전기(362.12%·5위), 와이씨(248.2%·6위) 등 HBM과 전력기기 관련주들 상승률도 높았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HD현대일렉트릭(23.23%), 삼양식품(14.35%) 등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존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도 작용했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리스크와 삼성전자의 약세, 본격화한 미 대선 불확실성에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취하거나 증시를 이탈한 경우가 많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분류되는 오리엔트바이오(200.97%·1위), 일성건설(195.88%·3위), 이스타코(170.9%·4위)는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승률 10위권의 선두였다. 상승률 대부분은 계엄 이후 발생했다. 이 대표와 직접적 관련이 없음에도 투자자들이 본사 위치나 과거 행적을 연관 지으며 주가가 올랐다. 일신석재(115.35%·6위), SNT에너지(108.37%·7위) 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관련주라며 주목받은 종목들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이재명 테마주’인 오리엔트정공이 357.24% 오르는 등 비슷한 양상이 연출됐다. 오리엔트정공은 연간 기준으로도 수익률 3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다만 코스닥시장 1위 자리는 화장품 업체 제닉의 차지였다. 코넥스시장을 제외하고 올해 증시를 통틀어 가장 높은 상승률(659.84%)를 기록한 종목인데, 아마존닷컴에서 제품 순위가 오르며 8월 이후 주가가 급등했다.
하락 종목은 상·하반기 관계없이 반짝 관심을 받은 테마주와 실적 악화 종목으로 일관됐다. 유가증권시장 상반기 하락률 1위는 지난 2월 모두투어리츠에서 이름을 바꾼 스타에스엠리츠(-73.62%)가 차지했다. 2위는 지난해 말 상장한 DS단석(-57.45%)이었다. 실적 악화가 주가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하반기에는 2차전지 업체 금양이 73.27% 내려 가장 하락 폭이 컸다. 암호화폐와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는 플레이그램(-69.76%), 아센디오(-65.7%)가 그 뒤를 이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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