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여름 K뷰티 대표 수출 기업인 코스알엑스 본사를 방문했다. 입구부터 인상적이었다. 이날 코스알엑스를 방문하는 해외 인플루언서들을 환영하는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사무 공간과 복도는 젊은 직원들로 가득했다. 평균 연령이 30세가 안 되는 듯했다. 활기가 넘쳤다. 곳곳에 있는 화장품 샘플 제품을 제외하면 마치 실리콘밸리의 정보기술(IT) 기업과 같은 풍경이었다. 하이라이트는 마케팅팀이었다.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다. 틱톡, 인스타그램 등 각국 소셜미디어로 제품을 마케팅하기 위해 그 나라 문화를 가장 잘 아는 외국계 직원을 채용한 것이다.2014년 이후 전성기를 누린 K뷰티는 잇단 악재를 만났다. 사드 사태와 한한령, 애국 소비로 K뷰티의 성장판이자 최대 시장이던 중국 수출이 급감했다. 뒤이어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한때 포스코를 제치고 시가총액 5위에 오른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은 40위권 밖으로 추락했다. K뷰티는 이대로 끝나는 듯했다.
패퇴한 한 산업이 부활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불과 2년여 만에 K뷰티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일어섰다. 주인공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핵심 시장은 중국에서 미국·일본으로 바뀌었다. 팬데믹으로 글로벌 유통망이 단절되자 K뷰티 강소기업들은 발 빠르게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독창적 마케팅과 현지화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뚫었다. 과거 전성기 때 조용히 경쟁력을 키워온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이들의 제품을 생산해 제품력을 뒷받침했다. 젊은 창업자들이 뷰티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산업의 진화를 이끌어냈다.
얼마 전 만난 한 글로벌 컨설팅 업체 소비재 부문 컨설턴트의 분석이 흥미롭다. 지금의 K웨이브는 단순히 한때의 K컬처 유행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고.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워낙 뛰어나다는 것이다. 웬만한 제품은 인정해주지 않는 눈높이 높은 소비자들과 시장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혁신하는 기업들이 있는 한국 특유의 시장 생태계 속에서 K뷰티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새해가 밝았지만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이미 리세션에 접어든 경제와 계엄·탄핵 정국 그리고 참담한 비행기 사고까지…. 탄식 속에서 맞은 새해에 전인미답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역사 속에서 한국은 절망을 딛고 더 강인해졌다. 올 한 해 그 어느 해보다 우리 안에 내재한 회복 탄력성의 DNA가 발현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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