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펀드의 설정액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내놓고 있는 각종 경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진이 이어지자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이 임박하자 그동안 물려 있던 중국 증시에서 ‘손절’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펀드 설정액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3월 8일 6조959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2021년 말부터 계속 조정받았지만 이 기간에도 투자자는 돈을 계속 넣었다. 중국 증시 반등을 염두에 두고 저점 매수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투자자는 이탈로 돌아섰다. 이런 이탈 추세는 지난해 말부터 중국 증시가 다시 급격한 조정을 받으면서 더 강화됐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동안 중국 펀드 설정액은 846억원 급감했다.
백은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1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며 “중국 내수의 수요 회복세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회복세가 더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완화 정책의 수위를 한 단계 높였지만 시장 반응은 미적지근했다”며 “통화 정책이 트럼프 트레이드와 수요 부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조정은 중국 증시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들이 낸 올해 상하이종합지수 예상 범위 하한은 2800~3200 선이다. 이날 상하이지수 종가(3206.92)와 큰 차이가 없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대내외적 위험을 고려해 정책 대응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오는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강도 높은 경기 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에서는 1분기에 증시가 우상향하는 ‘캘린더 효과’가 빈번하게 관찰된다”며 “조정 때마다 저점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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