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995년 국내 최초로 PB 모델을 도입했다. 1억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고객이 PB 서비스 대상이었다. 자산관리 개념이 낯설던 시절이지만 부자들은 PB에게 자산을 맡겼다. PB 서비스를 도입한 첫해 하나은행의 PB 채널은 6개, 관련 인력은 12명에 그쳤다. 30년이 흐른 올해 채널과 PB 수는 각각 212개, 313명으로 스무 배 넘게 늘었다.
PB 업무 영역도 확대됐다. 세무와 부동산·해외 투자 등 전통 금융자산 관리부터 자녀 만남 주선, 건강 관리, 장례 서비스 지원 등 비금융 서비스까지 제공 중이다.
은행과 증권 두 축으로 나뉜 PB도 한 울타리로 통합되는 추세다. 국내 최초로 은행과 증권 PB 서비스를 결합한 신한은행의 PWM이 대표적이다. 은행과 증권사 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우수 PB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도 펼쳐진다. 과거 ‘PB 명가’로 꼽히던 한국씨티은행 출신 PB는 우리은행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TCE)에 터를 잡았다. 국내 1세대 PB로 여겨지는 메릴린치(현 뱅크오브아메리카) PB팀은 NH투자증권으로 이적해 3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초고액 자산가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적으로 업계에서 처음 투자자문 서비스를 도입한 국민은행은 ‘KB금융투자상품자문 서비스’를 올해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 내 최고 전문가로 이뤄진 ‘WM스타 자문단’을 통해 경제 분석과 기업 컨설팅 등 다양한 컨설팅을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증권과 결합한 최고급 금융 서비스를 표방한다. 은행과 증권이 하나의 공간에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한Premier’ 브랜드를 통해서다. PB 고객을 위한 파인다이닝과 라운지, 문화 이벤트홀이 마련된 플래그십 센터도 최근 신설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 투자 전략 등 분야별 대표 전문가 그룹인 ‘자산관리 드림팀’을 키우고 있다. PB의 전문성 강화를 목표로 PB 지점장 공모제와 우수 PB 점포 선택권 등도 도입했다. 한 시중은행 WM사업 담당 부행장은 “네트워킹에 관심이 많은 30·40대 신흥 부자와 수익률에 민감한 50대 이상 전통 부자는 투자 성향이 다른 만큼 은행 간 특화 서비스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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