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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프이스트-구건서의 은퇴사용설명서] 적자생존의 법칙과 신 손자병법

입력 2025-01-13 16:35   수정 2025-01-13 17:00


적자생존의 법칙은 원래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동물이나 생물 모두)이 살아남는다는 뜻을 나타낸다. 위키 백과를 인용하면 “적자생존(適者生存, 영어: Survival of the fittest)은 1864년 영국의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가 《Principles of Biology》에서 처음으로 사용한 인간들의 사회적 생존경쟁의 원리를 함축한 사회-철학 용어로 처음 사용되었다. 이 용어는 찰스 다윈에 의해 생물체나 집단의 다양한 환경 적응력이 높을수록 오래 살아남는다는 의미를 가진 진화론 영역의 과학 용어로 더 확고한 뜻으로 발전되었다. 그것은 그의 저서인 《종의 기원》에서 잘 나타나 있으며 자연선택 이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적자생존 그 자체는 생존에 의한 적자로 사용되며, 실질적으로는 과학 분야에 속한다. 적자생존 이론의 경우는 다윈주의를 따랐던 주류 학자들이 '적자생존'을 표현할 때 주로 '적자생존론'이라고 표현하며 '적자생존설'의 경우는 순환론자나 창조주의자들에 의해 많이 불리는 이름이다”

적자생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을 정당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이다’ 또는 ‘빠른 자가 살아남는다’ 는 식으로 전용되기도 한다. 이 적자생존의 법칙을 다르게 활용하는 새로운 버전도 나타났다. 첫 번째 버전은 ‘기록(記錄)’을 강조해서 적는(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跡者生存). 두 번째 버전은 ‘적선(積善)’을 강조해서 주는 자가 살아남는다(積善之家 必有餘慶). 세 번째 버전은 ‘적자(赤子)’를 강조해서 손해를 보는(나누어주는) 자가 살아남는다. 말의 유희지만, 속뜻을 생각하면 세상살이에 꼭 필요한 지혜를 잘 표현하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자.

적는(기록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말은 복잡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혜를 나타낸다. 워낙 많은 정보가 쏟아지니 그 많은 정보를 다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기록하고 메모하지 않으면 나중에 낭패를 볼 수 있다. 무엇이든 기록하고 메모하면 사라지는 기억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어디에 기록하고 메모할 것인가? 예전에는 종이나 노트를 사용해서 기록했다. 이러한 아날로그적 방식은 세상이 덜 복잡할 때는 유용했었다. 지금은 대부분 디지털을 활용한다. 카카오, 밴드를 비롯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방송을 통해 텍스트와 영상을 기록하고 저장한다. 이러한 디지털 방식은 한번 기록되거나 영상이 올라가면 지울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최근에는 ‘잊혀질 권리’가 주장되기도 한다. 디지털 장의사가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그 연장선장이다. 디지털 기록은 저장과 검색, 삭제가 쉽도록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활용할 때 찾아내기 어렵다. 일상생활부터 전문적인 학습까지 삶의 기록은 개인의 역사이면서 사회 발전의 증거가 된다. 이순신 장군이 재조명 받은 것도 결국은 ‘난중일기’와 ‘징비록’이라는 기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적어보는 것은 어떤가?

주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말은 '주는 대로 받는다'는 속담과 맥락을 같이 한다. 먼저 주는 사람이 되라는 경구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받는 사람보다는 주는 사람이 여유가 있다. 베푸는 사람이 더 복을 받는다고 한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주는 것 보다는 받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이 사실이다. 우스갯소리로 ‘공짜라면 양잿물이라도 먹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반대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도 있다. 주지 않고 받기만 하는 사람은 차츰 왕따를 당하는 처지로 전락하기도 한다. giver(주는 사람), taker(받는 사람)를 4가지로 나누면 take-take, take-give, give-take, give-give로 구분된다. take-take는 주는 것은 모르고, 받기만 하는 사람이다. take-give는 먼저 주지는 않지만, 받으면 주는 사람이다. give-take는 먼저 주고 나중에 받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give-give는 받을 줄을 모르고 주기만 하는 사람이다. 대부분은 take-give형이거나 또는 give-take형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take-give형이 이익을 보는 것 같은데, 장기적으로는 give-take형이나 give-give형이 더 큰 이익을 가져간다고 한다.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을 배려하고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베풀다보면 자신이나 자신의 후대에게 그 복이 되돌아오게 된다는 얘기다. 가장 멋진 사람은 give-forget형이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성인군자나 현인들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니 먼저 주려는 노력을 하며 살아가자.

마지막으로 '손해 보는(나누어 주는) 사람이 살아남는다'는 위에서 본 give-give형이거나 give-forget형이 될 것이다. 이를 ‘신 손자병법(손해를 보는 자가 살아남는다)으로 표현해도 될 듯하다. 지금은 손해를 보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더 큰 혜택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사례가 적당할지 모르지만, 극한 호우가 내려 지하차도가 침수되었을 때 화물차를 버리고 3명의 목숨을 구한 운전기사를 예로 들 수 있다. 화물차를 버리고 생명을 살린 덕분에 완성차 업체에서 신형 화물차를 선물로 증정했고, 성금도 답지해서 결국 좋은 차를 운전하면서 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TV프로그램에서도 ‘돈쭐 내러왔습니다’가 선한 일과 좋은 일을 하는 음식점을 찾아가 돈으로 혼내주기도 한다. 손해 보는 행동이 결국에는 더 큰 혜택으로 되돌아오는 것은 흥부전에서도 볼 수 있다. 부러진 제비다리를 치료해준 덕분에 흥부가 큰 재물을 얻었다는 고전의 권선징악도 give-take, give-forget를 설명한다. 그러니 조금은 손해를 보는 듯 살아가는 것도 큰 지혜가 된다.

chat GPT에게 “돈을 많이 버는 비결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했다. 대답이 걸작이다. “베풀어라. 베푸는 것이야말로 투자수익률이 가장 높은 행위이다. 남에게 베풀 때 우주가 움직여서 당신의 행복을 두 배로 커지게 하고, 가진 것을 늘려주며, 또 베푸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게 해준다”고 답했다(챗GPT 인생의 질문에 답하다 66쪽).

말의 유희(?)를 즐기면서, 적자생존의 법칙과 신손자병법의 지혜를 실천하는 삶이 조금 더 아름다워 보이지 않을까.

<한경닷컴 The Lifeist> 구건서 심심림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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