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가치 한달새 5%↓…전쟁중인 러시아 수준

입력 2025-01-12 18:20   수정 2025-01-13 00:59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원화 가치가 5% 넘게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통화국 가운데 전쟁 중인 러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하락 폭이 컸다.

12일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작년 11월 말 1394원70전에서 12월 말 1472원50전으로 77원80전 올랐다. 달러당 원화 환율이 오른 것은 원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12월 한 달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5.3% 하락했다. 주요 20개국 중 절하율이 6.4%에 달한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두 번째로 통화가치 하락 폭이 크다.

달러화 지수(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6개국 통화의 절하율은 유럽연합(EU) 유로화 2.1%, 일본 엔화 4.7%, 영국 파운드화 1.7%, 캐나다달러화 2.6%, 스웨덴 크로나화 1.6%, 스위스프랑화 2.9%로 모두 원화보다 낙폭이 작았다.

작년 한 해를 통틀어봐도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하락 폭은 주요국보다 컸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 한 해 동안 12.5% 떨어졌는데, 원화보다 절하율이 높은 통화는 아르헨티나 페소화(-21.6%), 브라질 헤알화(-21.4%), 루블화(-21.3%) 멕시코 페소화(-18.5%), 튀르키예 리라화(-16.5%) 등 5개에 그쳤다.

연말 주간 거래 원·달러 환율 종가는 1472원50전으로 1997년 말 1695원 이후 2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은은 최근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에 따른 환율 급등이 소비자물가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최근 환율 변동성이 물가에 미친 영향’에 관한 임 의원 질의에 “모형 추정 결과를 고려하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환율 상승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05~0.1%포인트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회신했다.

작년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9%로 전월(1.5%)보다 0.4%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비상계엄 사태 전후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영향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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