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 삽입된 노래 사용료를 두고 영화관 체인 CGV와 벌인 소송 2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심 법원은 해외영화에 들어간 노래의 공연권료에 대해 국내 저작권협회가 소송 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영화관 업계는 해외영화 삽입곡 공연료를 별도로 음저협에 지급해야 하는지를 놓고 이 사건 대법원판결을 주시하고 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5-2부(김대현 강성훈 송혜정 부장판사)는 지난달 음저협이 CGV를 상대로 낸 1억12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을 뒤집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음저협은 법무법인 바른, CGV는 법무법인 세종이 대리했다.
다만 영화에 삽입된 곡의 '공연권' 문제가 불거졌다. 저작권 중 하나인 공연권은 저작물을 공중에 공개할 수 있는 권리다. 영화에 들어간 노래 31곡의 공연권은 영국의 저작권협회인 PRS for Music이 신탁받은 상태였다. PRS와 상호관리계약을 맺은 한국 음저협은 PRS 측 요청으로 2019년 "CGV가 공연권을 침해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즉, 영화를 상영했으니 영화에서 재생된 노래에 대해 사용료를 내라는 취지다. 음저협은 한국 영화에 노래가 삽입되어 있으면 극장에서 상영할 때 공연권료를 별도로 징수한다. 다만 해외영화의 경우 영화관이 제작사로부터 영화를 수입하면서 별도로 권리 처리를 마치면 공연권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는 것이 국내 관행이었다. 음저협이 해외영화의 음악 사용료에 대해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2년 5월 음저협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CGV가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한 행위가 공연권을 침해한 행위라고 봤다. 당시 재판부는 "CGV가 영화 제작사인 20세기폭스로부터 음악저작물 공연을 허락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20세기폭스는 음악저작물 공연 허락을 승인하는 선례가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은 음저협이 소송을 낼 이유도 부족하다고 봤다. 사용료 징수를 문제 삼으려면 PRS가 직접 소송을 내라는 뜻이다. 재판부는 "공연권자인 PRS가 직접 국내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소송을 진행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며 "영화 제작자가 곡을 영화에 적법하게 삽입했는지가 쟁점인데, 음저협이 권리관계를 직접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 PRS 입장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음저협 측이 이달 상고하면서 법조계와 영화관 업계는 대법원 판단을 주시하고 있다. 상고심 결과에 따라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지금껏 해외영화에 삽입한 음악의 사용료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2심 법원은 CGV 승소 판결을 내긴 했지만, 음저협의 소송 가능 여부만 따졌을 뿐 공연권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CGV는 "음저협과 현재까지 공연권료 관련해서 협의 중인 내용은 없다"며 "상고심 판단 통해 향후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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