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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프리즘] 트럼프보다 심각한 야당의 몽니

입력 2025-01-16 17:49   수정 2025-01-17 01:20

국제사회의 시선이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을 확대하기 위한 무차별 압박을 시작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각국은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한국 정치권만은 예외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본격적으로 닥쳐올 폭풍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여야는 정략에만 골몰하고 있다.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회에서 주요 민생·경제 법안 처리는 올스톱됐다. 당초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로 했던 44개 법안마저 소위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인공지능(AI)법, 임시투자세액공제, 조세특례제한법, 반도체특별법 등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여주고 미래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안들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스톰’을 헤쳐 나가기 위해 반드시 통과돼야 할 법안들이기도 하다.

입법권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이 돌연 입장을 바꾼 탓에 무산됐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 내로 대선이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그때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으로 이들 법안을 내세워 표를 얻겠다는 심산에 처리를 미뤘다는 것이다. 차기 대통령과 집권당이 되겠다는 대표와 정당이 오로지 자기들의 잇속 챙기기에만 몰두하는 행태에 기업과 국민들의 한숨만 커져간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대선 득표에 도움이 될 포퓰리즘 법안 처리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이재명표 정책’으로 불리는 지역화폐법 개정안과 ‘이재명표 예산’이라고 불리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 지원금’이 대표적이다. 지역화폐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데 비해 정부의 재정 부담만 가중시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이 때문에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부딪혀 최종 폐기됐지만, 민주당은 향후 재개될 국정협의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여당을 몰아붙이고 있다. 민생회복 지원금에 대해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까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 총재는 “전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면 잘되는 자영업자만 더 잘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어려운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혼란과 민주당의 정부 흔들기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우리 경제의 위기는 현실화하고 있다. 내수는 꽁꽁 얼어붙었고, 지난달 취업자는 5만 명 넘게 줄어 ‘고용 한파’가 닥쳤다. 외환시장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지난달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러시아 루블화를 제외하고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채 매도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환율 상승과 국채 매도는 정부 재정에 큰 부담이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리더십 공백으로 국가신용등급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한 나라의 경제적 안정성과 신뢰도를 평가하는 지표인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 경제가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한 번 내려간 신용등급은 다시 올리기도 어렵다. 1997년 외환위기 때 10계단 추락한 한국 국가신용등급은 18년이 지나서야 원래 수준으로 회복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가부터 관세 인상,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 등을 꺼내 들며 전방위로 한국을 압박할 것이다.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리더십이 취약해진 한국은 대응과 전략 마련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협력해 기업과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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