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름 전부터 다시 마스크 쓰기 시작했어요.” 지난 16일 오후 5시께 서울 영등포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퇴근길 버스를 기다리던 50대 여성 홍모 씨는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이후 쭉 안 쓰다가 독감이 유행이라 해서 다시 마스크를 꺼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마스크 한 상자를 추가 주문했다”고 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독감이 최대치로 유행하면서 마스크 판매량이 늘고 있다. 독감뿐 아니라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이 동시다발적으로 확산하면서 다시 마스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마스크 거래액은 지난해 12월 넷째주(23~29일) 대비 올해 1월 둘째주(6~12일) 마스크 거래액은 100%나 증가했다.
편의점의 마스크 판매량도 증가세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최근 한 달간 CU의 마스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 GS25 역시 최근 한 달 동안 마스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같은 기간 매출이 40% 늘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월 둘째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는 외래환자 1000명당 86.1명이에 달한다. 질병청은 유행 정점은 지났지만(전주 대비 13.7% 감소) 아직도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유행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설 연휴를 앞두고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서울시는 인플루엔자 환자 급증에 따라 지난 12일부터 설 연휴 전 약 2주간 전 시민 대상으로 ‘마스크 자율 착용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경기도 또한 지난 10일 독감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설 연휴 기간 전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 지자체도 있다. 서울 성동구는 독감 환자 급증에 따라 16일부터 장기요양기관 등 법정 감염취약시설에 대해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성동구에 있는 장기요양기관(요양병원·요양원·주간보호센터)과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시설 종사자와 방문자는 의무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한다.

마스크 수요 급증에도 제조업체들은 생산량 확대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소 마스크 제조업체 퓨어메이트의 김재호 대표는 “올해 들어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10~15% 정도 늘긴 했지만,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규모 생산 확대는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과거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에 따라 생산량을 늘렸다가 수요가 급감해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시장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2020년 1월 137곳에서 2022년 3월 1683곳까지 폭증했으나 다시 감소해 이달 기준 1022곳이 남아 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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