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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MS 시가총액이 순이익의 33배에 달하는 이유

입력 2025-01-17 18:31   수정 2025-01-18 02:18

기업 이익은 ‘창출한 것’이다. 제로섬처럼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 배를 불리는 것이 아니다. 이를 통해 전체 파이가 커진다. 주주, 직원, 공급업체 등이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주주 자본주의를 위한 변론>을 쓴 데이비드 맥클레인 미국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 점을 강조한다. 주주 자본주의를 옹호하고 오해를 푸는 이 책에서 그는 “흔히 주주 자본주의를 다른 모든 이를 희생시켜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실제로 그런 기업이 있다.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제품의 질보다 원가 절감에 치중하고, 직원 월급을 덜 주고, 납품 업체를 쥐어짜는 식이다. 이렇게 이익을 반짝 늘릴 순 있지만, 장기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경영이 아니다.

‘주주 자본주의는 기업이 단기 성과에 치중하게 만든다’는 것도 오해라고 지적한다. 기업 가치는 미래의 이익을 현재 가치로 할인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미래 성장성이다. 단기 이익을 잠시 늘린다고 기업 가치가 커지지 않는다. 최소한 현명한 투자자라면 단기 성과를 부풀리는 기업의 눈속임에 속지 않는다.

책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사례로 든다. 2023년 8월 기준 MS의 직전 연간 순이익은 727억달러인데, 시가총액은 2조4000억달러였다. 순이익의 33배에 이른다. 적자인데도 시가총액이 큰 기업이 있다. 저자는 주주들이 투자를 많이 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지, 단기 주의에 매몰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는 것도 있다.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직원, 고객, 공급업체,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에 비판적이다. 그럴듯한 말이지만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해관계자를 챙기는 것은 장기적으로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선 안 된다고 말한다.

책은 한국회계기준원장을 맡고 있는 이한상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들이 번역했다. 내용이 어렵지 않고 논리가 명쾌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 다만 이론적인 관점에서 주주 자본주의에 접근하기 때문에 현실과의 괴리가 있다. 책에서 말하는 이상적인 주주 자본주의는 현실에서 잘 지켜지지 않을 때도 많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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