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석열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지 이틀 만인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유의미한 진술을 얻지 못했지만 검찰 공소장 등에 기반해 내란 수괴(우두머리), 직권남용 등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된 공수처 3차 조사에 또다시 불응했다. 전날과 달리 이날은 공수처에 불출석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 이에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조사실로 인치하는 등 무리하게 조사하기보다 곧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으로 일찌감치 가닥을 잡았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체포된 피의자의 구속영장을 청구받은 판사는 지체 없이 피의자를 심문해야 한다. 18일 오후 2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혀 이르면 당일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97년 영장실질심사 제도 시행 이후 역대 최장시간이 소요된 사례는 2022년 12월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10시간)이다.
공수처는 ‘관례’라는 이유를 들어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청구한) 이의신청과 체포적부심이 기각돼 수사권과 관할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구속영장 심사는 당직 법관인 차은경 부장판사가 맡는다. 공수처에선 부장검사 포함 6~7명의 검사가 출석해 윤 대통령의 내란 및 직권남용 방해 혐의를 소명할 계획이다. 공수처가 서부지법에 낸 청구 관련 서류는 150여 쪽 분량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검찰에서 보낸 자료가 있어 구속영장을 탄탄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검찰에서 계엄 당일 윤 대통령 행적이 상세히 담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공소장과 400쪽 분량 피의자 신문 조서를 전달받았고, 전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문상호 국군정보사령관 등 핵심 공범의 조서 1000여 쪽도 추가로 받아 혐의를 보강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불출석 사유를 정식으로 알리지 않은 점을 증거 인멸 사유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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