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의 잇단 조기 추경 요구에도 당정은 공식적으로 올해 본예산을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은 “추경은 국제적 경제 위기, 코로나19 사태 등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제한적으로 하는 게 원칙”이라며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선은 예산을 빠르게 집행하는 방식으로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 당정 주도의 조기 추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을 추월하면서 추경 편성이 여권에 오히려 유리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수가 더 나빠지면 추경은 결국 당정이 검토해야 하는 카드”라며 “현재처럼 지지율이 뒷받침되는 상황에서는 추경을 하는 게 꼭 ‘야당 좋은 일’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추경을 하되 전 국민 대상이 아니라 자영업자 등 어려운 계층을 타깃으로 하거나 ‘이재명표 예산’에 너무 쏠리지 않게 지역상품권 예산과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적정 비율로 조율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도 여지는 남겨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3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경제 여건 전반을 1분기 중 재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경기 보강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16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소비 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어차피 (추경을) 할 것이라면 빨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당정이 예산 조기 집행 방침을 밝힌 만큼 추경을 편성하더라도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1~2월보다는 3~4월께 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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