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6년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기술 융합의 4차 산업혁명 쓰나미가 몰려와 우리 삶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대표적인 신기술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놀랍게도 같은 해 알파고가 세계 최고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승리한 이른바 ‘알파고 쇼크’로 AI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2022년에는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하며 생성형 AI가 전 세계 경제 성장의 핵심 원동력으로 급부상했다.쓰나미처럼 몰려온 거대한 AI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정부와 기업 등 각 경제 주체는 저마다 생존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투자로 기술·서비스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고, 정부도 입법·정책을 통해 국가적 역량을 전방위적으로 결집하고 있다.
챗GPT처럼 국경의 제약이 없는 AI 시장에서 경쟁은 주요 빅테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가치사슬 전 분야에서 수직통합을 구축하는 사업자들이 등장하고 있고 핵심 인력 영입, 제휴 등 현행 경쟁법이 규정하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 많은 자본과 기술이 필요한 AI산업 특성상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규모 수직통합 사업자의 지배력 전이 또는 경쟁자 배제를 위한 진입장벽 구축과 같은 반(反)경쟁적 행위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우려가 현실이 되면 기존 제품의 품질 제고 또는 새로운 가치 창출에 대한 유인이 저하될 수 있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어려워져 장기적으로 혁신이 정체될 수도 있다.
결국 AI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질서가 자리 잡아야 한다. AI 시대에도 시장 내 경쟁 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공정한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임무를 맡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을 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맥락에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작년 12월 빠르게 변화하는 AI 시장의 경쟁 이슈를 선제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생성형 AI와 경쟁’ 정책보고서를 발간했다.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실태조사, 전문가 자문 등을 거쳐 가치사슬 전반을 조망했으며 국내 생성형 AI 시장의 경쟁 상황과 소비자 쟁점을 분석해 향후 정책과제를 도출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장참여자들의 실천이다. 기업은 시장지배력 남용이 아니라 경쟁과 혁신에 따르는 보상을 받고자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기업 활동을 뒷받침하고 시장참여자를 공정한 경쟁으로 이끌도록 계속 노력해야 한다. 정책보고서는 바로 그 노력의 첫 신호탄이다. 공정위는 후속 연구를 통해 AI 생태계 내 세부 시장에서도 공정한 경쟁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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