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출 규제 지속, 금리 인하 가능성 등 새해 부동산 시장에 호재와 악재가 엇갈리고 있다. 대출 규제에 따른 수요 침체로 부동산 거래량은 줄었다.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자는 정국 혼란 등 불확실성에 통장을 꺼내지 않고 있다. 반면 올해 지속적인 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 속에서도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공급 물량에 관심을 두며 ‘내 집 마련’ 기회를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지난 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은 한 주 전보다 0.04%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 주 전(-0.03%)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1월 셋째주(-0.01%) 하락 전환한 뒤 두 달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3주째 보합(0.0%)을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재건축 단지 등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매수 관망세가 지속되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이 있거나 공급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아파트 거래가 위축되자 청약 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둘째주까지 청약을 진행한 전국 4개 단지 중 3곳은 모집 물량보다 청약 신청자가 적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에는 1, 2순위 청약에 나선 26개 단지 중 12곳이 청약 미달됐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며 수요자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매수 시장이 위축돼 새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가 꺾이면서 예비 청약자가 시장에서 이탈한 것으로 해석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새 아파트 효과를 기대하고 시세와 비슷한 가격에 공급되는 단지에도 청약자가 많이 몰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주변보다 20~30% 저렴한 단지가 아니면 청약 흥행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서울 강남권 분양가 상한제 단지, 수도권 공공택지 물량 등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단지에서 내 집 마련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공급되는 3기 신도시 공공주택 본청약과 수도권 택지지구 물량 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부는 올해 공공주택 2만8000가구의 본청약을 예고했다. 이 중 남양주 왕숙(3070가구), 부천 대장(1960가구), 고양 창릉(1790가구), 하남 교산(1120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약 8000가구가 올해 상반기 나온다.
3기 신도시 외 수도권 주요 지역으로는 서울 마곡(120가구) 본청약이 예정돼 있다. 화성 동탄2(3300가구), 남양주 진접2(2050가구), 구리 갈매역세권(1740가구), 과천 주암(1620가구), 고양 장항(870가구), 인천 영종(640가구), 평택 고덕(520가구) 등도 공급을 준비 중이다.
3기 신도시 중 공급 일정이 가장 빠른 곳은 고양 창릉이다. 이달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창릉지구는 고양 덕양구 원흥·동산·용두·향동동 일대 789만㎡에 3만8073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아파트 2만8001가구와 주상복합 8564가구, 단독주택 1165가구, 연립주택 343가구 등이 들어선다.
이달 공급되는 물량은 총 1792가구로 A4 블록(603가구)과 S5(759가구), S6(430가구) 등에 조성된다. A4는 신혼희망타운이다. 전용 55㎡ 단일 주택형으로 선보인다. S5는 전용 51·59·74·84㎡, S6는 전용 59·74㎡로 구성됐다. 사전청약에서 S5 전용 84㎡는 16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S5와 S6의 나머지 중소형 주택형은 두 자릿수 경쟁률을 나타냈다.
오는 3월에는 하남 교산 A2(1115가구)가 본청약을 받는다. 교산지구는 하남 천현동과 항동, 교산동 등 686만㎡ 부지에 조성된다. 총 3만6697가구를 공급한다. 앞으로 A5(492가구), B3(837가구), B5(457가구) 등도 순차적으로 본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4월에는 부천 대장, 5월에는 남양주 왕숙 등에서도 본청약이 이뤄진다.
2021년 사전청약 당시 고양 창릉지구 S5 전용 84㎡ 분양가는 6억7300만원, S6 전용 59㎡는 4억9800만원 수준이었다. 하남 교산 A2 전용 59㎡의 추정 분양가는 4억8700만원이었다. 일각에서는 인근 지역 아파트 분양가와 공사비 인상 추이 등을 감안하면 추정 분양가보다 1억원가량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3기 신도시 본청약을 기다려온 수요자가 많은 만큼 이번 청약에서 예치금 2400만원 이상, 20년 이상 꾸준히 납입한 청약 통장이 등장할 수 있다”며 “공공분양 물량이라고 하더라도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호재와 입지, 도시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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