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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끝해남'에서 나의 바람이 닿길

입력 2025-01-28 07:35  

'땅끝해남' 가는 길목, 겨울 바다가 있다. 넓고 완만한 백사장을 달려 푸른 바다를 마주한다. 참은 줄도 몰랐던 숨이 트인다. 세찬 바람에 해변 속에 숨어 있던 작은 돌과 조개껍데기들이 데굴데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앞엔 바다, 뒤로는 수백 년 된 해송이 풍치림을 이룬다. 계속 바라보면 나도 푸르러질까. 뿌리내린 듯 한참을 머물렀다.



끝 맺고 다시 시작하는 '땅끝의 의미'
여행은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여정인지도 모르겠다. 한반도 서남단의 해남은 ‘땅끝’이라는 지리적인 특성만으로도 매력적인 여행지다. 덕분에 ‘땅끝해남’은 해남의 제1 명소이기도 하다. 땅끝해남은 해남읍(해남군청에서 땅끝모노레일)에서도 38km, 차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땅끝에는 신의 조화 같은 산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높은 곳에서 보면 그 지형이 영락없는 한반도 모양인 ‘갈두’산이다. 땅끝의 옛 이름이 칡머리로 칡 갈(葛), 머리 두(頭)를 써서 갈두라는 지명을 얻었다. 산 정상부에는 땅끝전망대와 조선시대 주요 해로에 설치한 봉수대도 자리한다.



전망대까지는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여유롭게 다도해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어 추천한다. 땅끝모노레일을 기점으로 땅끝탑까지는 근사한 해안산책로를 따라 걷기 여정을 즐길 수 있다. 그전에는 제법 많은 계단을 이용해 땅끝탑까지 가볼 수 있었는데 올 초 ‘꿈길랜드’라는 무장애 걷기길이 조성되었다.



무장애는 그 이름처럼 장애물이 없다는 뜻이다.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도 쉽게 갈 수 있도록 전국적으로 무장애 걷기길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조성한 지 30년 된 땅끝탑 가는 길은 제법 많은 계단과 경사지로 이뤄져 있었다. 이를 넓고 완만한 데크길로 새로 잇고, 조명도 설치해 낮에도, 야간에도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꿈길랜드는 벼랑 위에 세운 잔도길이기도 하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눈부신 해안 절경이 펼쳐지니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한 마음이 든다. 길목에는 해안처음길이라는 스카이워크도 자리한다. 길이 41m, 높이 18m로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이 짜릿하다.


꿈길랜드를 걸은 지 십여 분만에 땅끝탑에 도착했다. 끝을 알 수 없는 푸른 바다를 항해하듯 뱃머리 모양의 전망대 위에 뾰족한 삼각형의 땅끝탑이 서있다. 육지의 끝, 바다의 시작. 나는 무엇을 잘 끝맺어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새로운 해의 다짐을 되새기며 다시 길을 나선다.



정상미 기자 vivid@hankyung.com
사진 = 이효태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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