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4일 15:5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F&F와 휠라홀딩스, 한섬, LF 등 중대형 패션기업의 최대주주가 수년에 걸쳐 자사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패션·의류기업의 주가가 끝없이 떨어지자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3월까지 자회사인 한섬의 지분율을 현재 39%에서 40%로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주당 1만4400원으로 33만주(47억원)를 매입한다. 매입 이후 현대홈쇼핑의 한섬 지분율은 40.5%로 높아질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1월 한섬을 종속회사로 편입한 뒤 한섬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현대홈쇼핑의 한섬 지분율은 지난해 초 34%에 불과했으나 지속적인 주식 매입으로 39%대까지 끌어올렸다.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현대지에프홀딩스(50.01%)이고,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정지선 현대백화정 회장(39.67%)과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29.14%) 등이 보유하고 있다.
한섬의 주가는 지난 3년 동안 약 63% 하락했다. 현재 한섬의 주가는 주당순자산비율(PBR) 1배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1배 미만이면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하회한다는 뜻이다.
LF그룹 오너 자녀가 대주주인 고려디앤엘도 패션기업 LF 주식을 다시 매입하기 시작했다. 조경관리 및 원예판매 등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고려디앤엘은 구본걸 회장의 장남 구성모 씨와 장녀 구민정 씨가 각각 지분 91.58%, 8.42%를 소유하고 있다. 고려디앤엘은 지난 22일 장내에서 LF의 주식 4만2929주를 매수했다. 수년 간 지분 매입으로 고려디앤엘은 구본걸 회장 19.11%에 이어 LF의 지분의 12.11%를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옥상옥 지배구조’를 갖는 비상장사도 주가 하락을 틈타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휠라홀딩스의 최대주주인 피에몬테도 지난 3년 동안 휠라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다. 피에몬테의 휠라홀딩스 지분율은 2021년 20% 초반에서 최근 35%까지 상승했다. 피에몬테의 최대주주는 지분 75.18%을 가지고 있는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이고, 나머지는 2세인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소유하고 있다. 윤 회장 부자→피에몬테→휠라홀딩스→휠라코리아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SPA브랜드 탑텐 운영사 신성통상은 지난해 6월 주가 하락을 틈타 가족회사인 가나안, 에이션패션을 통해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를 시도했으나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공개매수를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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