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모습이 자기 자신인지 아는 동물은 흔치 않다. 침팬지, 돌고래, 코끼리 등 일부에 불과하다. 개와 고양이도 못 한다. 그런데 최근 일부 물고기가 거울 속 자신을 알아본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거울 보는 물고기>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책을 쓴 고다 마사노리는 일본 오사카시립대 교수다. 세계 유일한 물고기 인지 능력 연구팀을 이끌고 있으며, 세계 최초로 물고기에게도 거울 자기 인식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책은 생생하고도 치열한 실험의 현장으로 독자를 끌어들인다.
동물이 거울 속 자신을 인식할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실험을 ‘마크 테스트’라고 부른다. 저자는 다른 물고기 표면에 붙은 작은 기생충을 떼어내 먹는 청줄청소놀래기를 대상으로 마크 테스트를 진행했다. 청줄청소놀래기를 마취한 뒤 시야에 들어오지 않는 턱 밑에 기생충을 닮은 갈색 마크를 표시했다.
마취에서 깨어나 거울을 본 청줄청소놀래기는 턱 밑의 갈색 흔적을 발견하고 다소 어색한 몸짓으로 모랫바닥에 턱 밑을 비벼댔다. 물고기가 거울에 비친 대상을 자신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증명된 순간이다.
책의 끝에서 독자는 ‘물고기도 생각한다’ ‘물고기도 자기를 인식한다’는 일차적 사실을 알게 되는 동시에 ‘인간만이 사고의 주체가 아니다’라는 더 크고 본질적인 진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