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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차용증 쓴 도박자금, 갚아야"

입력 2025-01-24 17:54   수정 2025-01-25 01:08

도박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돈이라도 별도 합의를 통해 적법하게 돈을 갚기로 약속하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해 12월 24일 B씨에게 돈을 빌려준 원고 A씨가 ‘재산 빼돌리기’를 했다며 B씨 형제와 그 부인에게 제기한 사해행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자기 재산을 처분하거나 빚을 늘려 채권자가 돈을 받아 가지 못하게 만드는 행위를 뜻한다.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자기 재산을 타인에게 증여하는 행위 등이 이에 해당한다.

A씨는 2021년 B씨에게 도박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빌려줬다. B씨가 도박으로 돈을 잃어 갚을 수 없자 B씨는 A씨에게 차용증을 작성해 줬다. 채무 변제가 늦어지자 B씨 아버지 C씨는 “B씨의 5000만원 채무를 보증한다”는 내용의 보증서를 작성했다. 이후 C씨는 자신의 부동산을 다른 아들과 며느리에게 증여했다. 이에 A씨는 이 증여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한 ‘재산 빼돌리기’라고 주장하며 증여 취소 및 원상회복을 청구했다.

1심 법원은 C씨의 증여 계약이 채권자를 해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은 A씨가 B씨에게 빌려준 돈이 도박자금에 해당하므로 애초 이를 반환받을 권리가 없다고 보고 A씨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돈을 갚겠다는 약속 자체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C씨의 보증이 유효하다고 봤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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