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의 ‘저가 물량공세’ 리스트에 DDR4에 이어 DDR5까지 들어가면 안 그래도 적자를 보는 국내 기업들의 범용 D램 수익성이 한층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CXMT는 DDR5 16Gb D램을 16㎚ 공정을 활용해 생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기업의 10나노대 3세대 1z D램(15.8~16.2㎚)과 비슷하다. 성능의 핵심 척도인 비트밀도(단위 면적당 저장 단위)는 0.239Gb/㎟로, 동일 규격의 삼성전자 제품(0.217Gb/㎟)과 SK하이닉스 제품(0.213Gb/㎟)보다 높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는 16㎚ 공정을 통해 정보를 저장하는 셀 면적을 18㎚ 공정 대비 20% 줄였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지난달 중국 유통시장에 중국산(産) DDR5 D램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다. 미국이 2023년 10월부터 중국의 18㎚ 이하 D램 개발·양산을 저지하기 위해 기술·장비 수출 규제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CXMT가 미국 규제를 뚫고 16㎚ DDR5 D램 양산에 성공하자 국내 업계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의 정밀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CXMT가 16㎚ DDR5 양산에 성공하면서 14~15㎚ 수준으로 알려진 ‘10㎚ 4세대(1a)’ D램 개발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는 15㎚ 이하 D램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DDR5 시장에서도 중국의 저가 공세가 시작되면 한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량(비트 단위 환산)은 87엑사비트(Eb)로 DDR4(62 Eb)를 추월했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가 DDR5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도한 우려라는 분석도 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지난 23일 실적설명회에서 “중국 기업의 DDR5 제품 품질과 성능은 (SK하이닉스 제품과) 확실한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술 격차를 감안하면 CXMT의 DDR5 시장 진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황정수/박의명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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