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인 주춤…사케는 나홀로 성장

입력 2025-01-26 16:51   수정 2025-02-03 15:35

수입 주류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홈술’ 열풍을 타고 고공 행진한 와인, 위스키는 성장세가 꺾인 반면 사케 수입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장기적인 엔화 약세로 일본을 경험한 사람이 늘자 사케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2만7441t으로 전년(3만586t)보다 10.3% 줄었다. 같은 기간 와인 수입량도 8% 감소했다. 반면 사케 수입량은 전년(5415t) 대비 5% 늘어난 5684t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Z세대가 위스키, 와인에서 사케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케 수입량은 위스키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주류·유통업계는 사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20여 종이던 사케를 30여 종으로 확대했다. 편의점 GS25는 30종 이상의 사케를 판매하는 사케 특화 편의점을 지난해 2000여 개로 늘렸다. CU는 자체 사케 브랜드인 ‘쿠’를 판매 중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사케는 하이볼과 함께 편의점에서 가장 가파른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품목”이라고 했다.

위스키, 와인 수입업체들은 줄어드는 젊은 소비자를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저가 제품을 내놓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골든블루는 작년 10월 병(700mL)당 2만5000원인 ‘골든블루 쿼츠’를 선보였다. 쓰리소사이어티도 지난달 10만원대 위스키 ‘기원’ 시그니처 라인 3종을 내놨다. 와인 수입사인 아영FBC의 1만원대 가성비 와인인 ‘디아블로’는 지난해 208만 병 판매됐다. 단일 브랜드 와인 중 연간 판매량이 200만 병을 넘어선 제품은 디아블로가 처음이다.

반대로 초고가 제품 판매를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업체도 있다. 초고가 한정판 위스키 및 와인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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